"김정은, 새벽 2시까지 원군미풍열성자 일정 짰다"… 北 원군 기풍 강조

노동신문 "식사 차림표까지 봐주며 봉사 잘하라 당부"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지난달 건군절(인민군 창건일·2월8일) 제75주년을 맞아 평양에 특별대표로 초대됐던 '원군미풍열성자'의 식단이나 이발·미용·온천·스키타기·공연 등의 체류 일정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직접 세우느라 새벽 2시까지 집무를 봤다고 선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고지도자의 '헌신'을 내세워 '애민정신'을 강조하는 동시에 '원군'(援軍) 기풍의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위대한 태양의 품이 있어 애국의 삶은 빛난다'는 기사를 통해 "인민군 창건 경축행사에 특별대표로 초대됐던 원군미풍열성자들이 받아 안은 뜨거운 은정이 있었다"며 "총비서 동지는 행사 준비 정형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료해하고, 이번 행사에 여러 명의 자식들을 인민군대에 입대시킨 부모들과 원군사업에서 공로가 있는 대상들을 특별대표로 초대할 데 대한 가르치심을 줬다"고 보도했다.

원군미풍열성자 특별대표들은 지난달 8일 건군절을 맞아 평양에서 열린 경축행사에 초대됐다. 이후 이들은 한동안 평양에 머물며 주요 시설을 방문하고 양덕온천문화휴양지에서 휴식을 취하는 등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 또 이들에겐 북한에서 '가문의 영광'으로 꼽히는 김 총비서와의 기념사진 촬영 기회도 제공됐다.

신문은 "원군미풍열성자들에게 봄가을 내의를 비롯한 생활필수품도 보내주도록 하고, 그들의 참관 일정과 식사휴식에 이르기까지 총비서 동지는 친어버이 심정으로 다심히 보살펴줬다"고 소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달 14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2월8일) 75주년 경축행사에 특별대표로 초대된 원군미풍열성자들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신문은 또 김 총비서가 "원군미풍열성자들을 위해 한 끼 한 끼 식사 차림표까지 봐주며 그 기준량도 고쳐주고 특별대표들에 대한 봉사를 잘해줄 데 대해 몇 번이고 당부했다"며 "(김 총비서가) 이발과 미용, 온천욕과 스키 타기, 예술 공연 관람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일정을 짜줬단 소식은 특별대표들의 심금을 세차게 울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신문에 따르면 원군미풍열성자들은 "우리들의 체류 일정을 몸소 짜주느라 새벽 1~2시까지 집무를 보면서 이렇듯 각별히 환대해주는 경애하는 (김정은) 총비서 동지께 고마움의 인사를 올리고 또 올리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노동신문의 이 같은 보도는 최고지도자가 인민을 알뜰하게 살핀다는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최근 어려워진 경제상황 때문에 '민간 차원에서 군을 도와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자 '원군'을 부각하고 있단 분석도 제시된다.

신문은 이날 "전통이고 국풍인 원군전통, 원군기풍이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더욱 승화되기에 우리의 군력이 강하다"며 "가사보다 국사를 먼저 생각하며 조국보위초소에 혈연의 정을 잇고 혁명무력강화의 길에 순결한 양심과 애국지성을 다 바쳐가는 원군미풍열성자들"이라며 '원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