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체포모습 보는 北 고위인사들 표정 보니

김양건 통전부장, 장성택 옆자리서 긴장한 듯 앉아있어
최룡해-김원홍, 김정은 옆 나란히 자리해 체포 지켜봐
"전 주민들에 장성택 체포 TV로 지켜보라 명령" 전언도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북한 조선중앙TV는 9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군복을 입은 인민보안원 두 명에게 끌려나가는 사진을 화면으로 방영했다. (ytn 화면캡쳐)2013. 12.9/뉴스1 © News1

</figure>북한이 9일 조선중앙TV를 통해 전격 공개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체포 사진은 그 전날인 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의 해임과 칭호 박탈 등 '숙청'이 결정된 직후의 모습이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장성택이 인민보안원에 의해 끌려나가는 모습 주변으로 이미 익숙한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먼저 장성택의 앞줄에 앉아 몸을 돌려 장성택의 체포 모습을 긴장된 표정으로 보고 있는 군 장성들은 김격식(대장)과 현영철(상장)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현영철을 지난해 7월 군 총참모장에 임명됐다가 지난 5월 김격식으로 교체했다. 김격식 역시 지난 8월 다시 이영길에 총참모장 자리를 내줬다.

사진 속 장성택 바로 옆으로는 북한의 대남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다소 긴장한 듯 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김 부장은 앞자리에 앉은 군부 인사들과는 달리 장성택의 체포를 굳이 쳐다보지 않으려는 듯 한 모습이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에는 김 제1위원장을 비롯한 고위급 인사들이 앉아 있는 연단의 사진도 있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의 왼편으로는 장성택 숙청으로 향후 최대 실세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 앉아있다.

최룡해는 이미 김정은 집권 이후 가장 영향력있는 인사로 꼽히며 그 권력을 유지해왔다.

또 김원홍의 경우 이번 장성택의 숙청 과정에서 측근들과 장성택에 대한 비리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숙청을 주도한 인사 중 한명으로 알려진 바 있어 이날 이들의 자리 배치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또 이날 확대회의에서 김기남 당 비서, 박봉주 내각 총리, 이만건 평안북도 당 책임비서,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이 앞으로 나와 장성택을 비판하고 있는 사진도 공개했다.

특히 장성택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박봉주 내각 총리는 이날 울먹이는 듯한 표정을 보이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이번 장성택의 숙청에 조직지도부 역시 보위부 못지 않게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행후 행보가 주목된다.

한편 일부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이 9일 오후 3시 전 주민에게 모든 작업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한 뒤 TV를 시청할 것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들은 북한은 통상 낮 시간에는 전기공급을 안해왔지만 장성택의 체포 사진을 공개한 뉴스 방송을 앞두고는 돌연 전기를 공급해 모든 주민이 TV시청이 가능토록 했다고 전했다.<br>

seojib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