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전광판 보지 않는다"던 尹…지지율 추락의 결과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11%' 취임후 최저 찍어
총선 참패가 치명타…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발목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직자들이 윤 대통령의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는 하락세를 거듭하던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바닥으로 추락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15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기 전 마지막 직무 수행 평가(지난 13일 발표)에서 긍정 답변은 11%로 나왔다.

2022년 5월 10일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최저치였다.

특히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10%포인트(p)나 올라 85%로 치솟았다. 취임 후 최고치였는데 이유 중에서 '비상계엄 사태'가 49%에 달했다.

윤 대통령을 향한 민심이 사실상 일부 '콘크리트 지지층'을 제외하고는 모두 돌아선 셈이다.

취임 후 국정 지지도는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 '날리면' 논란, 미국 도감청 의혹,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한 강제징용 해법 등 각종 논란으로 내내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과거 "경기장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고 말한 윤 대통령을 비롯해 대통령실은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지난달 20%대가 붕괴된 뒤에야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윤 대통령이 여론적 지지를 받았을 때도 없지는 않았다.

2022년 12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총파업) 사태 대응과 올해 초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처럼 '원칙'과 '뚝심'이 부각될 때는 국정 지지도가 상승했다.

아울러 자칭 제1호 영업사원으로 정상외교 무대에서 활약하는 등 직무 긍정 평가 상위에는 '외교'도 빠지지 않고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의대 정원 확대'로 올해 2월 39%까지 회복했던 국정 지지도는 4월 총선 참패를 겪으며 23%로 뚝 떨어지며 국정 동력이 크게 꺾이게 됐다.

특히 전공의 이탈 등 의료계 반발이 장기화하면서 의료개혁은 시간이 갈수록 부정평가 이유 상위로 올라왔고 덩달아 '소통 미흡'과 '독단적'이라는 평가도 두드러졌다.

또 거시경제 지표 회복세와 달리 체감 민생경기는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경제·민생·물가'도 윤 대통령 발목을 잡았다.

특히 '영부인 리스크'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은 여러 차례 민심 악화를 불러오는 요인으로 계속 작용했다.

지난 9월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김 여사가 여당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윤 대통령과 명 씨 간 통화 녹음까지 공개되면서 국정 지지도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지난 10월 말부터는 '김건희 여사 문제'가 부정 평가 이유 1위에 내내 올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11월 10일)을 계기로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통해 각종 논란에 사과하며 머리를 숙인 뒤 '양극화 해소'와 '내수 진작'을 화두로 던지며 반전을 도모했다.

하지만 지난 3일 야당을 향해 끝없는 탄핵과 일방적인 예산안 처리를 지적하며 선포한 비상계엄이 도화선이 되면서 탄핵소추로 이어졌고 국정 지지도도 바닥으로 추락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과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