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담화 '3초' 머리 숙인 尹…선포→사과까지 83시간 37분

계엄 해제 사흘 만에 대국민 담화…"많이 놀라셨을 것"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면서 "매우 송구스럽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 표결일인 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 대통령의 대국민 비상계엄 관련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비상계엄' 사태에 관해 책임을 지겠다며 계엄 해제 사흘 만에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비상계엄 선포를 알렸던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다시 대국민 담화를 열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약 6시간 후인 이튿날 오전 4시 20분 계엄 해제를 알리는 대국민 담화를 했다.

비상계엄 해제 후 약 77시간 40분(3일 5시간 40분) 만에 세 번째 대국민 담화를 열고 입장을 밝히게 된 셈이다.

'비상계엄 선포 → 해제 → 사과'에 이르기까지로 하면 총 83시간 37분(3일 11시간 37분)이 걸렸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5시에 예정된 국회 본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전에 비상계엄에 관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었다.

윤 대통령도 전날 탄핵소추안 표결 전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여당 요청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대통령실 내부에서 담화가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오전 9시 3분 언론에 '오전 10시 생중계 대국민 담화' 계획이 공지됐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해제 때와 동일하게 빨간 넥타이에 정장 차림으로 마이크 앞에 섰다.

앞선 두 차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담화는 책상에 앉아서 담화문을 읽었던 것과 달리 이날은 서서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A4 반 페이지 분량(공백 포함 491자)인 담화문을 굳은 표정으로 약 2분간 읽어 나갔다.

우선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며 계엄에 나선 동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우 송구스럽다"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며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야당에서 제2 계엄령이 발동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것에 관해서도 "결코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담화에서는 '계엄'이 7차례로 가장 많이 등장했으며 △국민(6차례) △책임(3차례) △사과(2차례) 등도 반복해서 나왔다.

윤 대통령은 담화 말미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한 뒤 우측으로 두 걸음 이동해 머리를 약 3초간 숙였다.

이후 곧장 단상 뒤쪽으로 퇴장했다.

윤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서 머리를 숙인 것은 지난달 7일 임기 반환점 계기 대국민 담화 이후 한 달 만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명태균·김건희 등 각종 의혹에 사과를 표명했었다.

이번 담화도 지난 두 차례와 마찬가지로 브리핑룸에 취재진 출입은 허용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담화를 끝낸 뒤 청사를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