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예고 없이 '비상계엄' 선포…참모들도 급히 복귀(종합)

한밤 긴급 특별담화…주요 참모도 계획 몰라
삼엄한 경계 속 대통령실·국방부 직원들 청사 출근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KTV 캡쳐) 2024.12.3/뉴스1

(서울=뉴스1) 정지형 이기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오후 늦게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를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79년 10·26 사태를 계기로 계엄령이 내려진 이후 45년 만에 선포된 계엄은 대통령실 주요 참모도 계획을 알지 못했을 정도로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특별담화에 나선 것은 오후 10시 23분이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오후 9시 40분을 전후로 윤 대통령이 긴급 브리핑을 준비 중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이 같은 소식에 대통령실 주요 참모들은 긴급히 청사로 복귀하기 시작했다.

참모들은 언론과 접촉을 피하면서도 "자세한 상황은 알지 못한다"라고만 했다.

오후 10시가 다가오면서 방송사들에는 방송 중계가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대통령실 문의가 들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방송사는 유튜브에 긴급 브리핑이라는 제목과 함께 오후 10시 15분 시작 예정으로 영상 송출을 준비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일에 대통령실 출입기자들도 긴급히 청사로 복귀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특별담화는 사전 언론 공지도 없었다.

통상적으로 엠바고를 전제로 출입기자단에 알려주는 브리핑 계획 공지도 이번에는 나오지 않았다.

긴급 특별담화는 방송을 통해서만 생중계됐다.

대통령실이 브리핑룸을 개방하지 않으면서 기자들은 브리핑룸 밖 복도에서 방송을 보며 윤 대통령 담화를 들어야 했다.

윤 대통령은 빨간 넥타이에 정장 차림으로 브리핑룸 단상 위 의자에 앉아 책상에 놓인 담화문을 약 5분 40분에 걸쳐 읽어 나갔다.

윤 대통령은 감액 예산안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며 '입법 독재', '예산 탄핵', '민주주의 체제 전복 기도',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 '패악질', '망국의 원흉' 등 원색적 표현을 대거 동원했다.

윤 대통령은 담화를 마친 뒤 곧바로 담화문을 종이봉투에 넣은 다음 자리를 떠났다.

대통령실은 이후 오후 11시에 담화문을 출입기자단에 배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계엄령을 선포한 4일 새벽 서울 용산 대통렬실 앞에서 경찰병력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국방부는 전군에 비상경계 및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뿐 아니라 국방부 직원들도 속속 청사로 돌아오면서 인근 삼각지역 일대에는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도 교통 체증이 일었다.

대통령실 경내로 올라오는 언덕길에는 경찰 병력이 대거 깔려 출입 인원을 통제하면서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101·202경비단 등 대통령실 내·외각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 병력들에게도 출근 지시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과 국방부로 가는 주요 출입로인 서문 안내소는 청사로 들어가는 직원들로 붐볐다.

한 직원은 어린 자녀를 데리고 급하게 청사로 향했다. 직원들은 모두 긴장된 얼굴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계엄령을 선포한 4일 새벽 서울 용산 대통렬실 앞에서 경찰병력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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