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회견 '140분'…尹 머리 숙여 1분 사과, 질문 26개 답했다
15분 짧은 담화…국정성과 줄이고 '사과' 집중
각종 논란에 "부덕의 소치"…"모략" 적극 반박도
- 정지형 기자,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이비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약 140분간 이어진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통해 명태균·김건희 여사 등 각종 논란에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임기 반환점 계기로 15분간 대국민 담화를 한 뒤 125분간 기자회견을 했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연 것은 취임 후 이번이 네 번째다.
윤 대통령은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했으며 올해 5월 9일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 이어 8월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정장에 연보라색 넥타이를 착용한 윤 대통령은 브리핑룸 단상 위에 놓인 책상 의자에 앉아 곧바로 담화문을 읽기 시작했다.
지난 5월과 8월에는 윤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뒤 브리핑룸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했으나 이번에는 브리핑룸에서 모든 순서가 진행됐다.
아울러 이전에는 윤 대통령이 서서 질문을 받았으나 이번에는 기자들과 동일하게 자리에 앉아서 질의응답을 했다.
브리핑룸에는 3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 모두가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 성과에 초점을 뒀던 이전 국민보고·국정브리핑과 달리 이날은 본인과 주변을 둘러싼 의혹에 관한 사과에 방점을 찍었다.
담화 시간도 지난 8월(42분)과 5월(21분)에 비해 15분으로 대폭 줄었다.
윤 대통령은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와 김건희 여사 등 각종 논란을 두고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걱정과 염려를 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며 "국민 여러분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부터 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고개를 90도로 숙였다. 윤 대통령은 담화 시간에서 1분가량을 대국민 사과에 할애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은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모든 것에 소상히 답한다'는 취지로 별다른 제한 없이 이뤄졌다.
다만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대변인이 정치와 외교안보, 개혁과제 분야 순으로 질문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총 26개 질문을 받았다.
지난 8월(83분·19개)과 5월(73분·20개) 기자회견과 비교했을 때 시간이 더 늘어난 만큼 질문 개수도 증가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윤 대통령은 "국정 최고 책임자가 국민께 사과드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국민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것"이라며 사과 취지를 밝혔다.
반면 명 씨 관련 창원 산단 선정 개입 의혹이 제기될 때는 "모략"이라며 "사실과 다른 일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도 없다"고 맞섰다.
한 기자가 김 여사 대외 활동 자제에 관한 질문을 할 때는 도중에 말을 끊고 "자제가 아니라 꼭 해야 하는 게 아닌 것은 사실상 중단했고 앞으로도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시간이 길어지자 대변인에게 "목이 아프니 이제 하나 정도만 더 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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