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음주운전 면죄부 된 '표창'…공공기관 징계감경 제도 개선 추진
권익위, 기재부·공공기관에 제도개선 권고
-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앞으로 공공기관에서 기관장 표창을 근거로 무분별하게 징계를 감경했던 관행들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표창에 의한 징계감경 남용을 방지하고자 '공공기관 징계감경 제도 공정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기획재정부와 공공기관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고 30일 밝혔다.
공공기관은 장관급 이상의 표창뿐만 아니라 보다 쉽게 받을 수 있는 공공기관장의 표창을 근거로도 징계를 감경할 수 있도록 해 징계 감경이 무분별하게 남용될 소지가 있었다.
권익위 실태조사 결과, 최근 5년간 공공기관의 표창 건수는 총 13만 9000건이며 이중 공공기관장 명의의 표창은 68.9%에 달했다.
징계처분자 중 공공기관장의 표창을 근거로 징계 감경한 건수도 456건으로 전체 징계 건수의 49.4%를 차지했다.
그중에는 30여 년 전인 1990년대에 받은 공공기관장 표창까지 징계감경에 활용된 사례가 드러났다.
또한 '공무원 징계령'과 '공기업 경영지침'은 성범죄, 음주운전, 채용, 갑질 등 중대 비위행위에 대해서는 징계감경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일부 공공기관은 중대 비위에 대해서도 징계를 감경한 경우도 있었다.
인사위원회를 내부위원 80%로 구성한 공공기관에서는 징계 요구가 과하다는 이유만으로 중징계성 '해임'을 경징계성 '감봉 6월'로 3단계 징계 수위를 낮춰 주는 사례도 있었다.
권익위는 표창에 의한 징계감경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각종 경진대회 수상, 친절·교육훈련·봉사활동 등 직무 공적과 무관한 공공기관장 표창은 징계감경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동일한 표창 공적에 의한 징계감경 중복 적용은 제한하고, 징계감경이 적용되는 표창은 유효기간을 설정하도록 했다.
공무원 징계령 등에서 정한 징계감경 금지 비위행위는 공공기관에서도 구체적으로 규정하도록 했으며 성실 근무, 깊은 반성 등 불명확하고 모호한 징계감경 사유는 삭제하고 객관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정립하도록 했다.
징계위원회의 내부위원에 의한 온정주의적 징계 심사를 방지하고 의사결정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외부위원 수를 위원 수의 2분의 1 이상으로 확대하도록 하고, 이해관계를 가진 위원의 참여 배제를 위한 제척·기피·회피 기준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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