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동훈 대표 위해 제로콜라 준비"…윤·한 80분 면담(종합)
김건희 여사 문제 주요 의제로 논의
당정 관계 분수령…면담 결과 주목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1시간 20분간 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회동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한 지 한 달 만에 성사됐다.
차담 형식의 회담은 당초 1시간 가량 예정했지만, 의제와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길어져 오후 4시 54분부터 시작해 약 80분 만에 종료됐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윤 대통령 맞은편에 한 대표와 정 실장이 앉았다.
회담에 앞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10여분 동안 파인그라스 잔디밭을 산책하며,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현양된 고 이재현 경장을 비롯한 4명의 경찰 영웅 이야기를 나눴다. 정 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등 일부 참모들도 동행했다.
회동은 25분 가량 늦게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통화, 영국 외교장관 접견 등 외교 일정으로 인해 만남이 늦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김건희 여사 문제를 향한 한 대표의 작심 발언이 있던 만큼 두 사람의 관계에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이번 회동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파인그라스 내부로 이동하면서 "우리 한동훈 대표"라며 친근감을 드러냈고, '한 대표가 좋아하는 제로 콜라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직접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 측근인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이 회동 결과에 대해 브리핑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의 브리핑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회동에서는 김 여사 문제가 핵심 사안으로 테이블에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명태균 씨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등 3대 요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의정 갈등 해결을 위해 의대 정원 증원의 유연화를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 의견을 주로 경청하면서, 민생 안정과 더불어 의료·교육·노동·연금 등 4대 개혁을 완수하 위해 당정이 뜻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문제가 여권 전체를 짓누르고 있는 만큼, 이날 면담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정부 후반기 정국의 주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여권 내에서 나오고 있다. 만약 면담이 서로 간의 거리감만 확인한 채 사실상 '빈손'으로 종료될 경우 당정관계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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