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아픈 역사 결코 되풀이 안돼"…여순사건 추념식 첫 참석

희생자 명예회복 진상규명…"심사체계 개선 전문인력 보강"
"여순사건 진상조사 기간 연장 개정안, 국회와 긴밀 소통 협력"

한덕수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 119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여수·순천 10·19사건 76주년을 맞아 "아픈 역사는 결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이날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다시는 이처럼 비극적인 역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반성하고 다짐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전남 보성군 한국차문화공원에서 '76년의 여순10·19, 아픔을 넘어 진실과 희망의 길로'를 주제로 열린 여순사건 제76주기 합동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한 총리는 국무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추념식에 참석했다.

그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무고하게 희생되신 영령들의 넋을 기리며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사회적 편견을 마주하며 오랜 인고의 세월을 살아오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2022년부터 시행된 여순사건법에 근거해 진상규명과 희생자 조사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난해까지 희생자 신고와 접수를 받았으며, 본격적으로 희생자와 유족 결정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또한 "지난해 7월에 개정된 여순사건법에 따라, 올해 2월부터는 추가 신고나 재조사 없이 여순사건위원회 직권으로 희생자를 인정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면서도 "여러분의 기대에는 여전히 부족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여순사건의 온전한 진상규명과 희생자분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유가족분들의 가장 큰 염원인 희생자 심사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심사 체계를 개선하고, 전문 인력을 새로이 보강하겠다"며 "최근 진상규명 조사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 등을 담은 여순사건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국회와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희생자와 유가족분들이 속히 명예를 되찾을 수 있도록 힘껏 노력하겠다"며 "정부는 이러한 노력이 하나둘 결실로 이어져, 희생자와 유가족분들의 아픔과 원통함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릴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여순사건이 지워진 비극이 아니라, 살아있는 대한민국 역사가 되도록 여러분과 함께 노력하겠다"며 "오늘 추념식이 지난 76년의 아픔을 딛고 진실과 희망의 길로 나아가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간곡한 마음으로 기원한다"고 했다.

추념사를 마치며 한 총리는 "다시 한번, 여순사건으로 희생된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여순사건은 제주 4·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한 국군 14연대 일부 군인들이 국군과 경찰, 민간인 다수를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1949년 당시 전남 당국이 확인해 집계한 민간인 희생자 수는 1만여명이다. 2006년 발간된 '여순사건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여수와 순천 지역의 확인된 민간인 희생자 2402명으로 보고됐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