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문제로 틀어진 윤한… 면담서 갈등 해결 실마리 찾을까

한동훈 독대 요청 한 달만에 '면담' 성사
3대 요구 수용 여부 주목…신뢰 회복도 관건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만나기로 하면서 김건희 여사 문제로 꼬일 대로 꼬인 관계를 타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 대표가 이미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등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한 만큼 윤 대통령이 어떤 응답을 내놓는지에 따라 '윤-한 관계'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1일 오후 4시 3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대표와 만날 예정이다. 이번 만남에서 의제는 제한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핵심은 김 여사 문제로 꼽힌다.

한 대표는 지난달 24일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참석하는 만찬 전 별도 대통령 독대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약 한 달만의 이뤄진 이번 만남에 대해 대통령실은 독대가 아닌 면담이라고 표현했다.

한 대표를 비롯해 당내 친한계에서는 여권 전체에 부담이되는 '영부인 리스크'를 털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김 여사에 관한 의혹을 연결고리로 탄핵까지 주장하고 있어 영부인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제거하지 않고는 정국 주도권은커녕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내내 야당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아에 따라 이번 만남에서도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향적 조처를 직접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한 대표가 제시한 사항을 두고 불쾌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대표 본인이 생각하는 것이 있으니 자신 있게 던진 것 아니겠나"라며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이 제2부속실 설치와 영부인 보좌 강화를 언급하는 선에서 매듭을 지으려고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 사람 간 만남이 빈손으로 끝날 경우 한 대표뿐 아니라 윤 대통령에게도 불통 비판이 제기될 수 있기 대문이다.

아울러 다음 달 초 국정감사가 끝난 뒤 임기 반환점을 도는 시점을 계기로 연말까지 개각이나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에 나서면서 윤 대통령이 스스로 변화에 나서는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며 "인적 쇄신을 하더라도 실무적 필요성에 따라 대통령이 하는 것이지 당 대표가 누구를 자르라고 해서 자르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번 만남을 통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에 깊어진 감정의 골을 수습할 수 있을지도 과제다.

한 대표가 지난달 독대를 처음 요청했을 때 대통령실 참모들 사이에서는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는 목소리가 컸다.

마치 독대가 대통령을 압박해 원하는 사항을 얻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독대에서 민감한 사항이 논의되더라도 외부로 내용이 샐 수 있다는 불신도 깊어졌다.

이번 만남에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독대 형식이 아니게 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한 대표 측에서는 막판까지 '독대 일정'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일각에서는 검찰 출신 간에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대통령실은 줄곧 '면담'이라고 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계속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당연히 내밀한 얘기를 터놓고 말하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