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북러, 불법적 군사 협력…안보리 결의 정면 도전"
동아시아 정상회의서 대북 국제사회 연대 강조
"북한 비핵화 반드시 이뤄야"…인권 문제도 제기
- 김정률 기자, 정지형 기자
(비엔티안·서울=뉴스1) 김정률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인태)을 위해서는 북한 비핵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라오스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해 비공개 발언 시간에 이 같은 취지로 언급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로지 정권 안위를 위해 민생과 인권을 탄압하고 핵으로 같은 민족을 위협하는 북한의 행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동북아는 물론 인태 지역 전체의 평화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북한 핵 개발과 도발을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에게 한국인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와 일본 납치 피해자를 비롯해 북한 인권 문제에도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지난 8·15 광복절에 발표한 '통일 독트린'에 관한 지지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북러 밀착에 관해서도 불법으로 규정하며 규탄 목소리를 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 군사 협력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욱 장기화시키고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지켜내기 위한 연대를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한편 중국을 향해서도 대북 제재 이행에 관한 책임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EAS에는 아세안 회원국과 한중일, 미국, 러시아 등이 참석한다.
이날 회의에는 중국에서 리창(李强) 총리가 참석했으며,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자리했다.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왔다.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시행 중인 '우크라이나 평화연대 이니셔티브'를 통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국제사회와도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또 "남중국해에서 유엔 해양법협약을 포함한 국제법 원칙에 따라 항행과 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아세안 지역 주요 해상로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군사적 활동 강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전략적 포괄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아세안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도 남중국해 문제를 짚은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방식이나 수단을 사용해서든 무리하게 현상 변경을 일방적으로 시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는 중국을 포함해 모두가 다 공감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과 기여를 다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미얀마 분쟁 사태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해 대비 4배에 달하는 2300만 달러(약 310억 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동시에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중동 지역의 평화와 조속한 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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