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방지 등 80개 민생법안 합의 처리…재표결은 모두 부결(종합)

모성보호3법, 선량한 자영업자 구제3법, 양육비이행법 등 통과
"양아치들" "야바위꾼"…줄정회에 또 고성 오간 국회 본회의장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가 정회된 뒤 우원식 의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이날 여당 추천 몫인 한석훈 국가인권위원 선출안이 부결되자 국민의힘이 항의, 회의가 정회됐다. 2024.9.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원태성 박소은 임윤지 기자 = 딥페이크 방지법을 포함해 민생 법안이 26일 대거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쟁점 법안인 방송4법과 노란봉투법, 전국민 25만 원 지원법은 부결되며 최종 폐기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각각 표결해 결정했다.

여야 합의 80여개 민생 법안 가까스로 통과

먼저 딥페이크 성 착취물 영상물의 소지·구입·저장·시청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한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처리됐다. 개정안은 또 유포 목적이 입증되지 않더라도 제작자를 처벌할 수 있게 했다.

육아휴직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10일에서 20일로 늘리는 '모성보호 3법'(남녀고용평등법·고용보험법·근로기준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아울러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나이를 속인 미성년자로부터 자영업자를 구제하는 '선량한 자영업자 구제 3법'(공연법·영화 및 비디오물 진흥법·공중위생관리법 개정안)도 있다.

여야는 △대학생 학식 비용 지원 근거를 마련한 고등교육법 개정안 △양육비 선지급 제도가 핵심인 양육비이행법 △사업주가 폭염·한파에 장시간 근로로 발생할 수 있는 건강장해를 예방토록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등도 가결 시켰다.

민주당이 별렀던 방송4법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노란봉투법은 본회의에서 부결되며 최종 폐기됐다. 민주당은 이날 부결된 쟁점 법안을 조만간 재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로텐더홀에서 열린 재의 부결 야당 긴급 규탄대회를 통해 "도대체 언제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놀아나는 꼭두각시, 용산의 거수기 노릇을 하겠다는 것이냐"며 "(민주당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인권위원 선출안 놓고 고성…"민주당 사기꾼" "윤석열 사기꾼"

여야는 이날 본회의 시작부터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안을 놓고 맞붙었다. 야당 몫의 이숙진 인권위 위원 선출안만 통과되고 국민의힘 추천인 한석훈 인권위 위원 선출안은 부결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바위꾼" "양아치들" "약속을 왜 어기냐. 이런 원내대표가 어디 있냐"고 소리쳤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장석으로 나와 "기본적으로 인사에 관해서는 각자 추천한 사람들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에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그럼 국민의힘 뜻대로 의결이 안되면 무조건 보이콧을 해야 한다는 거냐"며 반박했다.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며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15분 정회를 선포했다.

하지만 30분이 지나고 본회의가 속개했지만 갈등은 계속됐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은 "내가 사기를 당할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은 "지금 대한민국에 누가 사기를 당했냐"며 "국민이다. 윤석열 정원에 대해서 온 국민이 지금 분노하고 있고 이런 정권은 처음 본다"고 했다.

박 수석이 발언하는 동안 민주당 쪽에서는 "윤석열 사기꾼"이, 국민의힘 쪽에서는 "사기꾼"이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 여파로 본회의 진행에 한때 차질을 빚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로텐더홀에서 민주당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인권위원 선출에서 본인들이 추천한 이숙진을 여야 합의로 선출해놓고 여당이 추천한 한석훈은 제 멋대로 부결했다"며 "여야 합의 사안을 의원들의 자율에 맡겼다는 것 자체가 합의 파기고 사기, 반칙"이라고 강조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