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엇갈린 소통 또 수면 위로…"독대는 추후" 기약 없는 약속

독대 후 성과물 부담 속 불쾌감 작용한 듯
추후 독대 가능성 열어두면서 갈등성 확대에는 경계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체코로 출국하기 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체코 방문을 통해 지난 7월 한국수력원자력이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후속 조치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2024.9.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 제안을 거절하면서 윤-한 갈등의 근저에 자리잡은 두 사람간 불통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24일 당 지도부와 만찬 회동에 앞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간 독대 여부에 대해 "별도의 협의 사안"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실에서 한 대표의 독대 제안을 거절하는 과정에서도 당정 소통 문제점은 드러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 측에 연락이 갔을 것이라고 했지만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따로 직접 전달받은 것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독대에 선을 그은 것은 독대를 할 경우 당정 화합을 강조하는 의미가 퇴색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만찬에서 논의될 체코 방문 성과 및 야당의 특검법 공세 등 현안에 앞서 의대정원이나 김건희 여사 제2부속실 설치 같은 민감 이슈가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와 독대를 할 경우 만남의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도 따르게 됐다. 독대 요청 사실이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져 대화의 과정 자체가 갖는 의미는 퇴색되고 여론은 결과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가장 민감한 의대 증원 문제 등에 대해 입장을 좁히기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실로서는 대통령의 해외 일정 시기에 해당 이슈를 잠식하는 독대 제안은 당혹스러울 뿐 아니라 애초 양측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공공연하게 알리는 것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만찬 장소에서 충분히 윤 대통령과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데 이를 공개하는 것 역시 기존 정치 문법과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만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모두 추후 독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갈등설이 확대하는 것에는 경계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독대라는 것이 내일 꼭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추후 협의하겠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어 "(독대 요청이) 당정 간에 협의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나와 당정 불협화음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협의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면서 "당과 계속 소통하고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대표도 "이번이 어렵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만찬 회동에서는 특정 현안에 대한 결론을 내기보다는 현재 논란이 되는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만찬의 의미는 지도부가 고생하니까 격려하는 차원"이라며 "진지하게 'A 더하기 B는 무엇이다' 등과 같은 결론이 나오겠냐"고 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