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응급실 문제, 빙산의 일각…의료개혁 못 미뤄"(종합)
장상윤 사회수석 "의사 집단행동 각오, 미룰 수 없어"
"문재인 케어, 의료 남용 가속화…수도권 쏠림 심화"
- 정지형 기자, 김정률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김정률 기자 = 대통령실은 19일 "추석 연휴 전부터 불거진 응급실 문제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의료개혁 추진 의지를 나타냈다.
장상윤 사회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의료개혁의 필요성은 이제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이라고 밝혔다.
장 수석은 "내년부터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며 "고령화의 속도는 더 빨라지고 이제 더 이상은 미룰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정부가 의사 집단행동 등 어려움을 각오하고 의료개혁을 시작한 이유이며, 내년이나 후년으로 개혁을 미룰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장 수석은 "고령화와 소득 증가로 폭증하는 의료 수요에도 30년간 단 한 명도 늘리지 못하면서 의사는 양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동시에 "더 힘들고, 더 어려운 필수의료 분야이지만 수입은 오히려 적은 왜곡된 보상 체계, 필수의료에서 빈발한 의료사고 책임을 오롯이 혼자 져야 하는 의사의 부담 등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서 국민 건강과 생명은 지속적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실시된 '문재인 케어'에 관한 비판도 이어갔다.
장 수석은 "필수의료에 대한 공정한 보상보다는 상급 병실과 선별 급여, 과도한 MRI·초음파 급여화에 치중하며 의료 남용이 가속화했다"며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장 수석은 "불필요한 비급여 진료, 의료쇼핑을 최소화하고 필수의료 중심으로 건보 재정을 개혁하지 않으면 건강보험 재정 역시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
장 수석은 지난 2월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대거 이탈하면서 현장 의료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두고도 "희망이 없지는 않다"고 밝혔다.
장 수석은 "전체 레지던트 기준 전공의 1만 명 중 현재 출근 중인 레지던트는 약 10%인 1000여 명이고 사직한 전공의가 8900명"이라며 "사직자 중 33%인 2900명은 다른 의료기관에 신규 취업해 의사로 활동 중"이라고 했다.
이어 "전체 레지던트 기준으로 40%가 의료 현장으로 이미 돌아와 있다"며 "전공의들이 의사라는 직업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수련 환경과 의료 체계가 제대로 변화하면 복귀해 수련을 이어가고 싶어 한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장 수석은 "전공의가 지도 전문의의 세심한 교육과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투자를 강화하고 공정한 보상 체계와 소신진료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전공의 복귀의 지름길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지난 추석 연휴 기간에 우려가 컸던 응급의료는 큰 불상사 없이 넘어갔다고 봤다.
장 수석은 "대란, 붕괴, 마비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의료진의 헌신 △경증은 큰 병원보다 가까운 병원을 찾은 시민의식 △전국 지자체에서 응급환자를 수용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한 노력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장 수석은 "추석 연휴 응급실 이용 변화는 기존 의료 이용 체계가 개선되는 계기로 이해할 수도 있다"며 "질환의 중증도에 따른 올바른 이용으로 응급실 과밀화가 줄고, 더 긴급한 환자를 살려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 수석은 "대형병원 응급실은 전공의들이 이탈한 가운데 진료가 이어져 의료진의 번아웃(탈진)이 우려된다"며 "추석 연휴 비상대책 기간이 일주일 남은 만큼 정부는 지자체와 끝까지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장 수석은 "비상대책 기간 이후에도 의료 인력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며 현장 의료진이 지치지 않고 응급 의료 체계가 지속 가능하게 필요한 대책을 계속 강구해 나가겠다"고 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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