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야와 극한 대치 속 윤 대통령-강기정 '찰떡궁합' 눈길

28회 만에 광주서 민생토론…숙원사업 지원 약속
강 "예타 면제 추진 듣고 싶다" 요청에 윤 "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첨단기술과 문화로 미래를 디자인하는 광주'를 주제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9.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지자체장인 강기정 광주시장이 5일 '찰떡궁합'을 선보였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과 별개로 대통령과 지자체장으로 만난 두 사람은 지역 숙원사업 앞에서 끈끈하게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이날 오후 진행된 28번째 민생토론회는 광주에서 개최돼 주목을 받았다.

윤 대통령이 올해 1월부터 전국을 돌며 민생토론회를 통해 지역 숙원사업들을 해결하고 나섰지만 좀처럼 광주 차례는 돌아오지 않은 탓이다.

한때 '호남 홀대론'까지 나왔으나 이날 윤 대통령이 광주를 찍으면서 호남 3개 광역지자체를 모두 돌게 됐다. 지난 3월에는 전남 무안, 7월에는 전북 정읍에서 민생토론이 열렸다.

전남 민생토론회 때 광주와 전남을 묶어 행사를 여는 것에 불만을 표하며 불참했을 뿐 아니라, 지난 5월에는 대통령실 청사까지 방문해 광주 개최를 요구했던 강 시장은 이날 시종일관 밝은 미소를 보였다.

윤 대통령도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사업, 미래차 국가산단 조성, AI 영재고 설립 등 지역 현안에 관심을 내보이며 강 시장과 적극적으로 호흡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토론에 참석한 과기부 담당자에게 "AI 집적단지 2단계 사업이 추진 중이라는데 앞으로 클라우드 서버 용량을 키워야 AI 거점이 될 수 있으니 관심을 가져 달라"며 "대선 때 약속했다"고 밝혔다.

미래차 국가산단 조성과 관련해서도 강 시장이 "광주에는 그린벨트를 해제하기 위한 대체지를 지정할 만한 곳이 없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국토교통부에 "협의를 마무리해 올해 안에 완결을 짓자"고 했다.

아울러 토론 중간 강 시장은 AI 집적단지 2단계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가 필요하다며 "예타 면제를 추진하겠다, 검토하겠다는 말씀을 꼭 듣고 싶다"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즉각 "하겠다"고 하자 강 시장은 큰 웃음을 터뜨리며 만족감을 표했다.

강 시장이 재차 "예타 면제를 이따 말미에 정리 말씀에서 듣고 싶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일단 적극 검토한다는 것까지만 해도 되는 거죠?"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윤 대통령은 강 시장의 복합쇼핑물 건립에 따른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한 지하철 신설 건의에도 "처음 들은 문제"라며 "국토부에 긍정적으로 검토해서 보고하라고 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윤 대통령이 남도달빛야시장 운영과 관련해 "동구 대인동이 어디쯤 있나"라고 묻자, 강 시장이 "옛날 계림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옛날 고가차도가 있고 하던"이라며 기억을 살려냈다.

광주와 전남이 마찰을 겪는 송정비행장 이전 문제도 윤 대통령은 "과거에 광주에 근무할 때 가을에는 안개가 많아 비행기가 내리지 못했다"며 "잘 협의돼 송정비행장은 광주가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