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야당과 극한 대치 속 1987년 이후 첫 개원식 불참
대통령실 "탄핵하고 와달라니…진정한 국회 정상화돼야"
야당 법안 강행 및 탄핵 주장 속 개원식 무의미 판단한 듯
- 김정률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열리는 22대 정기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하는 국회 개원식에 와달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냐"며 "대통령이 말씀하신 국회 정상화는 형식적인 것이 아니고 진정한 의미에서 국회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1987년 이후 처음이다. 22대 국회 개원식은 지난 7월 5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여야가 해병대원 특검법과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 등을 놓고 충돌하면서 미뤄졌고, 22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지 96일 만인 이날에서야 열리게 됐다.
윤 대통령이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야당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21대 국회에서 이미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재발의하는 등 정부를 압박만하는 상황에서 개원식 연설을 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권 일각에서 공공연하게 윤 대통령의 탄핵까지 주장하는 데 대한 불쾌감으로도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민주당을 겨냥 "살인자 망언을 서슴지 않고 사과도 없다"며 "특검,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시키고 초대하는 것이 맞다. 대통령을 불러다가 피켓 시위하고 망신을 주겠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과연 참석할 수 있겠냐"고 밝힌 바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담이 전날 성사됐지만, 대통령실은 여전히 국회 정상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1시간 43분간 비공개 회담을 하고 민생 공동공약 추진을 위한 협의기구 운영 등 8개 합의 사항을 발표했지만 관심을 모았던 해병대원 특검법,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법 합의 등에는 실패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서로 그정도 밖에 합의할 게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전날 여야 대표 회담 직후 "이번 대표회담이 국회 정상화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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