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동훈·이재명' 언급 없이 130분 회견…민감 현안엔 원론적 입장

"당정간 문제 전혀 없다"…"영수회담 국회 정상화가 먼저"
기자단 사전 조율없이 즉문즉답…정진석 등 핵심 참모 배석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8.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이비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은 당초 예정된 90분을 훌쩍 넘겨 130분에 걸쳐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출입 기자단과 사전 조율 없이 국정 현안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다만 당정 갈등, 영수회담, 뉴라이트 인선 논란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기존과 동일하게 원론적 입장을 반복했다.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은 윤 대통령이 집무실 책상에 앉아서 한 '국정브리핑'으로 시작됐다. 짙은 감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약 42분간 국정운영 성과와 남은 임기 동안 추진할 '4+1 개혁' 방향을 설명했다.

지난 5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때와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의 책상에는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명패가 놓여 있었다.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좌우명으로 2022년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윤 대통령에게 준 선물이다.

국정브리핑을 마친 윤 대통령은 2층 집무실에서 1층 브리핑룸으로 내려왔다. 윤 대통령은 브리핑룸에 입장하며 기자들에게 "여러분 반갑습니다. 잘 계셨죠. 앉으시죠. 어떻게 여러분 휴가들은 잘 다녀오셨습니까"라고 인사를 건넸다.

질의응답은 질문자를 사전에 정하거나 내용을 조율하지 않은 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오전 10시 47분부터 12시 10분까지 83분간 19개의 질문에 답변했다. 윤 대통령이 질문을 받기 시작하자 내·외신 기자들이 앞다퉈 발언을 신청했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무작위로 질문자를 선정했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받은 질문에 즉석에서 답변했다.

다만 민감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내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름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갈등설에 대해서는 "당정 간에 문제가 전혀 없다"며 "다양한 현안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 나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아니겠나"고 일축했다. 이 대표와 영수회담과 관련해선 "여야 간의 좀더 원활하게 소통해서 국회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해야하지 않겠나"며 국회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모든 질의응답을 마친 윤 대통령은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현장 취재진과 악수를 나누고 이석했다. 기자회견은 비교적 단출하게 진행됐다. 브리핑룸에는 '윤석열 대통령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이라는 백드롭(배경 현수막)이 걸렸고 단상에는 발언대만 올랐다.

기자회견장에는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정무·홍보·민정·경제·사회·과학기술수석, 안보실 1~3차장 등 대통령실 핵심 참모진이 모두 배석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