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의사 증원은 국가적 과제…한동훈안 비현실적"(종합)

"강대강 대치? 정부가 의사들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중"
"이번에 증원 못하면 앞으로 불가능…입시 혼란도 커"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다음 달부터 매주 48시간 응급실 문을 닫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실 폐쇄가 현실화될 경우 서울 대형병원 중 처음이며, 지역 내 최종 치료를 담당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로는 충북대병원에 이어 두 번째다. 사진은 28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응급의료센터 모습. 2024.8.2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대통령실은 28일 "비정상적인 의료 인력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의사 증원은 더 늦출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며 의대 정원 증원 계획안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의료 공백 사태에 대해선 "강대강 대치라고 하지만 사실 강대강 대치가 아니다.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것"이라며 의료계에 책임을 물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을 열고 약 1시간 10여분에 걸쳐 △의료 개혁 필요성 △증원 규모 도출 과정 △2026학년도 증원 유예를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 △향후 의료 공백 사태 대응 방안 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4·10 총선 직전 4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50분에 걸쳐 의료 개혁의 필요성을 설명했던 '국민께 드리는 보고' 담화문도 참고 자료로 배포했다. 의대 증원 계획안 유지 방침을 강조하기 위한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의료계는) 독점적인 인력 공급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집단 행동의 파급 효과가 어마어마하다"며 "또 국민의 생명과 건강하고 직결돼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도 사실상으로는 없다"고 의료 개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고령화를 앞두고 현장에서 지역 필수 우려가 무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의사 증원 문제를 이번에 이뤄내지 못하면 앞으로는 불가능하다"며 "결국 의료 개혁이 현실이 돼서 효과를 발휘하려면 이 고비를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 제안에 대해서도 사실상 의대 정원 증원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한 대표에 제안에 대해 "폄훼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그 대안을 갖고도 복귀나 전향적인 결정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 아니냐.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이어 "2026학년도 정원을 4월 말에 결정했는데 잉크도 마르기 전에 다시 논의하고 유예한다면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굉장히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불확실성에 따라서 입시 현장에서도 굉장히 혼란이 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서는 같은 입장"이라며 "숫자에 대한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근거가 없다면 추계 기구가 9월이나 10월에는 가동될 것 같은데 2026년 의대 정원 문제도 거기에 참여해서 하는 게 오히려 더 빠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대안을 묻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의료 개혁 과제를 속도를 높여서 의료시스템 정상화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의대 교육 투자를 강화하고, 필요한 인력을 뽑아서 전환의 속도를 빨리 가져가는 게 결국은 이 사태 해결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의사가 부족하다는 건 현장에 있는 국민들이 더 잘 알 것"이라며 "2000명은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하고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이며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고 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가 장래의 수입이 감소할 것이라는 걱정이라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의사가 증원돼도 정부가 예측하기로는 의료 산업 발전 등을 통해 지금보다 소득이 줄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