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 대응 분주한 용산…긴급점검회의 열고 尹에 유선 보고

대통령실 "24시간 시장 동향 모니터링…컨틴전시 플랜 대응"
성태윤 정책실장 휴가 취소…내일 경제부총리 주재 F4 회의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코스피가 8% 넘게 폭락하는 등 증시가 패닉상태에 빠지자 대통령실이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용산 최고위급 참모들은 휴가를 취소하고 출근하는 등 비상 대기에 들어갔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당초 이날부터 예정했던 여름휴가를 취소하고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해 증시를 모니터링했다.

지방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도 성 실장으로부터 유선으로 시장 상황과 관련 대응 방안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24시간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에 따라 긴밀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시장 상황을 주목하며 회의도 여러 차례 개최했다. 정부는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리스크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오후에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합동으로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해 시장상황을 점검했다.

6일 오전에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주재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김병환 금융위원장·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여하는 거시경제금융현안감담회(F4 회의)도 개최하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간밤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국내 시장 안정을 위한 대응 방안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지난주 후반 이후 미국 경기둔화 우려, 미국 주요 기업 실적 악화 및 그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등이 맞물리며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동반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더해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함께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와 유관기관은 각별한 긴장감을 갖고 24시간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긴밀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한 자금 투입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인 상황 전개를 보고 논의할 것"이라며 "내일(6일) 장이 열리기 전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종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4.64p(-8.77%) 하락한 2441.55에, 코스닥은 88.05p(-11.30%) 하락한 691.28으로 마감했다. 특히 코스피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약 15년 10개월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양대 지수가 폭락하면서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코스닥 시장에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와 서킷브레이커(CB) 1단계를 일제히 발동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된 것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약 4년 5개월 만이자 사상 세 번째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