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日, 사도광산 전시실 등 약속 이행…강제성 인지 가능"

"일본 정부 전시실 유지는 지켜봐야"…군함도 전례 의식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 앞 강제징용 노동자상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세계유산위원회(WHC)는 27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6차 유네스코 전체회의에서 일본의 사도광산을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했다. 정부는 사도광산 등재에 동의한 건에 대해 일본이 조선인 강제 노역 사실을 알리는 전시 공간을 확보하는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024.7.2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대통령실은 29일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동원됐던 일본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동의한 것과 관련, 일본 정부가 2015년 군함도(하시마) 때와 달리 조선인 노동자 전시실을 설치하는 등 약속을 이행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인근에 조선인 노동자 전시실을 여는 등 선조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시실에 방문하면 조선총독부가 노동자 모집에 관여했으며, 노동자가 탈출을 시도하다 붙잡혔다고 적혀있는 등 누구나 강제성을 인지할 수 있게끔 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 대표가 (세계유산위원회에서)조선인 노동자의 작업 조건을 설명하는 내용을 직접 읽도록 했다"고 전했다.

비록 '강제동원' '강제노동' 문구는 없지만 일본이 2015년 군함도 등재 때 인정한 강제 노역이 이번 발표에 사실상 녹아 있다고 보고, 전시물 설치 등 실질적 조치를 끌어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의미다.

이는 앞서 군함도와는 대비된다. 일본은 2015년 군함도 탄광 등 근대산업 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때 조선인 강제 노역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함께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관련 정보 센터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지 5년 뒤인 2020년 군함도가 있는 곳이 아닌 도쿄에 설립됐다.

다만 이 관계자는 "앞으로 일본 정부가 전시실을 계속 유지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가 다른 일반 시설을 임대하는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상설 전시 시설로 유지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지난 27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6차 유네스코 전체 회의에서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전원동의(consensus) 방식으로 결정했다.

일본이 니가타현 사도섬 사도광산 현지에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전시 시설을 선제적으로 설치하면서 등재를 위한 한일 간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조선반도 출신자를 포함한 광산 노동자의 생활'이라는 제목의 전시관이 만들어져 전날(28일) 공개됐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