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소동맹' 부활 가능성…대통령실 "러에 선 넘지 말라 경고"(종합)
푸틴 방북 계기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논의 가능성
"한중관계 발전시킬 것…시진핑 방한 구체화 전망"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은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이 가시화하면서 북러 군사협력 강화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러시아 측에 일정한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성 소통을 한 바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지난 12일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기간에 푸틴 대통령 방북설을 처음으로 확인한 바 있다.
이어 이번에 오는 18~19일로 예상되는 방북과 북러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두고 정부가 대응한 사실을 공개했다.
장 실장은 특히 "북러 간에 보다 폭넓은 협력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며 "군사안보 측면에서 일부 사항은 과거 방식과 비슷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푸틴의 방북 결과를 세밀히 분석해 (군사협력이) 수사(修辭)로 그치는 것인지 실체가 있는 것인지, 수사라 해도 강도나 내용은 어떤 것인지 다 종합해 거기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언급은 1961년 북한과 소련이 체결한 '조소 우호 협력 및 상호 원조 조약'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소동맹 조약이라고 불리는 이 조약에는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포함돼 있다. 지난 1995년 러시아가 조약 폐기를 통보하면서 조소동맹은 이듬해인 1996년 종료됐다.
대통령실이 러시아에 경고를 보냈다고 한 것도 남북한 간 무력 충돌 발생 시 러시아가 자동으로 북한에 대해 군사적 원조에 나서는 상황이 다시 만들어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장 실장은 "러시아 측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과연 남과 북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지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장 실장은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진영대립이나 외생변수가 없으면 한러관계가 우크라이나 전쟁 후에 정상화될 수도 있다"며 여지를 열어놨다.
그러면서도 "이번에 북러 간에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면 새로운 외생변수가 생기는 것이고 한러관계 정상화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북중러 3국 협력은 가능성은 아직 낮게 봤다.
장 실장은 "중국과 러시아 간 이해관계도 많이 다르다"며 "푸틴의 방북이 거론되는 시점에 한중외교안보대화가 개최되는 것 자체가 최근의 상황이 북중러의 합집합은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중관계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와 한중 회담을 토대로 각 소통 채널을 가동해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장 실장은 "여러 채널을 통해 전략 또는 정책 문제에 관한 소통을 계속하며 한중관계는 한중관계대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시진핑 주석 방한에 관해서는 "지난해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식 때 시 주석이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한다고 했다"며 "여러 협의체를 통해 전략적 소통을 하며 방한 여건이나 시기도 구체화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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