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외교 이어 곧바로 단독 일정…존재감 다시 부각

UAE 국빈 방한·한-아프리카 회의서 영부인 역할
검찰 소환 조사 가능성 커지며 정치적 부담은 계속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 앞서 모퀘에치 에릭 마시시 보츠와나 대통령, 네오 제인 마시시 여사를 영접하며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6.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사흘 연속 공개 일정을 수행하면서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기간 영부인으로 대통령 외교 활동을 뒷받침한 데 이어 곧바로 어린이들을 만나는 단독 일정을 수행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달 공개 행보를 재개한 이후 현재까지 총 13개 일정을 수행했다.

지난달 16일에는 공식방한한 캄보디아 총리 공식오찬 행사에 참석했으며, 같은 달 19일에는 경기 양주 회암사서 열린 불교 행사에 자리했다.

이틀 뒤인 21일에는 우크라이나 아동미술 전시를 관람했고 28~29일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국빈 방한 기간에는 △친교일정 △친교만찬 △공식환영식 △방명록 서명과 기념촬영 △관저 친교차담 등을 수행했다.

이달 들어서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와 관련해 3~4일 △영접 △리셉션 △환영만찬 △배우자 행사 등에 참석했고, 5일에는 곧바로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어린이들과 환경·생태 교육관 개관 행사를 열었다.

대부분이 윤 대통령과 함께하는 외교 일정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시 관람과 아프리카 정상 배우자 행사, 어린이정원 행사는 김 여사 단독 일정이었다.

대통령실은 특히 김 여사가 외교 무대에서 보여준 활약상을 부각했다.

청와대에서 열렸던 UAE 정상 친교만찬을 두고는 김 여사가 1년 전부터 상대국 정상 기호와 취미를 반영해 준비를 고민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한-아프리카 배우자 행사를 설명한 참고자료에서는 "김 여사가 한국 전통문화를 영부인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공연 및 메뉴까지 수개월 동안 모두 섬세히 챙겼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 옆에서 정상외교를 측면 지원하는 모습을 전면에 내세워 영부인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 여사는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휩싸이며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끝으로 약 5개월 동안 잠행을 이어왔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해당 의혹에 관해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었다며 사과했고, 잠행이 길어질수록 의혹만 더 키울 수 있다는 판단 등이 작용하며 행보 재개로 이어졌다.

전날 환경·생태 교육관 개관 행사도 처음부터 김 여사 단독 일정으로 준비된 것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는 영부인으로 해야 할 역할은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여사는 어린이들을 만나 유기견과 유기묘 보호 등 생명 존중에 관한 대화를 나눴는데, 이는 김 여사가 동물권 보호 강화를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 온 것과 맞닿아 있다.

다만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에서 김 여사를 소환 조사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며 행보 재개를 둘러싼 정치적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에서는 제22대 국회가 열린 후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재발의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