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역내 금융안전망 구축·FTA 협상 가속화…실질협력 확대

[한중일 정상회의] 윤 대통령, 기시다·리창과 3국 협력 제도화
한반도 비핵화 중요성 재확인…2030년까지 3국 인적교류 4천만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리창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5.2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한중일 3국은 4년 5개월 만의 정상회의를 통해 경제, 과학기술, 인적교류 등 다방면에서 미래지향적 실질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아세안+3 정상회의 및 같은 회의를 계기로 진행됐던 양자회담에서 3국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하는 등, 개최 여건 조성을 주도했다. 이후 3국 외교장관회의, 3국 고위급회의 등 외교적 노력을 지속, 코로나19 이후 첫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됐다.

한중일 3국은 21개 장관급 협의체를 비롯해 70여개의 정부 간 협의체가 차질 없이 운용될 수 있도록 3국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3국 협의체 활동을 지원하고 3국 협력사업 발굴 및 자체 주관 사업을 실시하는 3국 협력사무국(TCS)의 원활한 활동을 위한 지원을 강화한다.

또한 한중일 3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번영이 공동이익이자 공동책임이라는 것에 인식을 같이하며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 등을 재확인했다. 나아가 한중일은 다른 국가들과의 공동협력(한중일+X)을 통해 3국 협력의 저변을 확장하기로 했다.

한중일 3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3국 국민 간 상호 신뢰 및 교류 증진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 △3국의 경제발전 촉진 및 삶의 질 향상 등 3대 방향성 하에 6대 중점 협력 분야별 구체적 협력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6대 중점 협력 분야는 △인적 교류 △기후 변화 대응 협력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 도모 △경제통상 협력 △보건 및 고령화 대응 협력 △과학기술 디지털 전환 협력 △재난 및 안전 협력 등이다.

먼저 한중일은 3국 국민의 생활 수준 및 삶의 질 제고를 위한 경제 협력 증진에 나선다. 3국은 규칙기반의 다자무역체제로서 세계무역기구(WTO)에 대한 지지를 바탕으로 기능 개혁 및 강화를 추진한다. 나아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아시아 채권시장 발전방안(ABMI) 등을 통한 역내 금융안전망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한중일 3국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가속화에 공감대를 보였고, 시장개방성을 유지하며 공급망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아세안+3 협력기금을 활용해 아세안+3 스타트업 육성 지원을 위한 정보교류 심포지엄을 개최, '3국 지식재산 협력 10년 비전에 관한 공동성명'을 부속문서로 채택하기로 했다. 이는 향후 지식재산 창출·활용 촉진 및 보호를 위한 협력 강화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중일 3국은 상호이해 및 신뢰 증진을 위한 '미래세대 간 교류'를 중점적으로 추진, 2030년까지 3국 간 인적 교류 4000만 명을 달성해 협력 기반을 공고화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인적교류 프로그램인 캠퍼스 아시아(CAMPUS Asia) 사업을 적극 지원, 2030년까지 누적 참여 학생을 3만 명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더불어 △어린이동화교류대회 △주니어종합경기대회 △대학생 외교캠프 △청년공무원 교류 프로그램 등 연령대별 교류사업을 지속하고, 2025~26년을 3국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중일은 초국경적 협력을 바탕으로 환경문제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3국은 몽골과 협력해 동아시아 황사 저감 사업을 추진하고, 올해 11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를 계기로 유엔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더불어 한중일 3국은 신종 감염병 및 고령화 대응을 강화한다. 한국의 AI 글로벌 거버넌스 정립 및 국제규범 형성 기여에 주목하며 녹색·저탄소사회 등 분야에서 3국 연구자 간 학계 교류 및 공동 연구·발전의 중요성에도 공감했다.

나아가 3국 국민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재난관리 담당 3국 기관장 협의 등을 재개하고, 3국 경찰협력회의를 통해 초국경범죄에 대한 협력 강화에도 나선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