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서실장 원희룡·정진석 물망…'정치의 시간' 온다
김대기·이관섭 모두 관료 출신…정치인 기용 필요성
총선 참패로 '거야' 직접 상대 필요성 한층 더 커져
- 정지형 기자, 김정률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김정률 기자 = 대통령실 3기 참모진을 이끌 비서실장으로 정치인이 대거 물망에 오른 것은 지금까지 약점으로 지적받은 정무 기능을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과 맞닿아 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범야권이 192석을 차지하면서 남은 임기 3년은 어느 때보다 '정치'가 최우선 고려사항이 됐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참패 후 국정 쇄신 차원에서 새 비서실장을 인선하기 위해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이르면 이날 발표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대통령실은 인사 검증과 개인 의사 확인 등 물리적인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마평에 오른 인물을 보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정진석·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 정치인 출신 인물이 다수다.
김대기 전 비서실장과 이관섭 현 비서실장이 모두 관료 출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새 비서실장으로는 정치인을 기용해 대(對)국회 소통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관료 출신인 이 실장은 정책 추진력과 함께 관료답지 않게 정무적 감각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거치며 이제는 야당을 직접적으로 상대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대통령실 안팎에서 만들어지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이 정무적 감각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정책적 올바름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무도 중요하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후임 후보군 중에서 원 전 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원 전 장관은 16·17·18대 국회에서 일한 다선 국회의원일 뿐 아니라 제주도지사, 국토부 장관을 역임하며 정책적 역량도 뛰어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국토부 장관 시절에는 '스타 장관'이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윤석열 정부 대표 간판이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이번 총선 국면에서 원 전 장관이 내각에서 가장 먼저 험지 출마를 선언하고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묵묵히 선거 운동에 매진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원 전 장관이 과거 '대장동 일타강사'로 활약을 했었고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패배했다는 점은 야당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대목으로 꼽힌다.
정 의원은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 의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바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요 당직을 지내 새 당정관계 수립 과정에 역할을 할 수 있다.
충청권으로 영남권 중심이 되는 국민의힘에서 중도 성향에 가깝다. 원내대표·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야당 의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편이지만 한일의원원맹 회장을 지내면서 지일파로 꼽혀 야당 공세에 직면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일 때 비서실장을 한 장 의원이 구원투수로 다시 등판할 수 있지만 쇄신 측면에서는 '측근 기용' 역풍이 불 수 있다.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으로도 주호영·권영세 의원 등 여당 의원 위주로 거론되고 있어 정무형·협치형 내각 구성 가능성이 계속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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