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총선, 尹 남은 3년 정치적 운명 결정…'국정동력 확보' 분수령

여소야대 탈피 절실…여당 과반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민주 단독 과반·야권 180석 달성 경우 레임덕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인천 중구 해양경찰 전용부두를 방문해 해경 3005함 승함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3년 임기 정치적 운명이 10일 결정된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총 12시간 동안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 선거는 지난 2년간 윤석열 정부를 평가하는 중간 평가성 선거라는 색채가 짙다.

이를 방증하듯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을 꺼내 들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권 지원론, 거야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회의원 의석 300석 가운데 과반을 얻으며 승리할 경우 윤석열 정부는 여소야대 지형에서 탈출, 여당의 국회 입법 지원 속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총선까지 3대 전국 단위 선거에서 국민의 지지를 확인한 만큼 야당의 일부 반대해도 윤 대통령이 약속한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야당이 200석을 얻겠다고 큰소리치지만 이를 막기에도 벅차다고 했다.

결국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노릴 수 있는 것은 야당의 과반 의석을 막고 지난 21대 총선 의석수(103석)보다는 한 석이라도 많은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대통령실발 악재로 꼽힌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이 입장을 표명한 이후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의 수용,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한 유연한 대처 등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반면 민주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경우 윤 대통령은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에 놓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레임덕은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약화하는 임기 말에 발생한다.

하지만 21대에 이어 22대 국회까지 여소야대 상황이 이어질 경우 임기 중반에 권력이 누수되는 상황을 맞으며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은 크게 약화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야당은 국회를 통해 정부를 압박할 수 있고, 윤 대통령은 입법 과정에서 야당의 동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또다른 경우는 21대 국회와 같이 야권 전체가 180석을 확보할 경우다. 야당은 지난 2년과 마찬가지로 신속처리안건을 통해 각종 법안을 발의·의결하고,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며 여야 대치 구도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여당 장악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총선이 끝나는 만큼 여당에서는 차기 대선 주자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마냥 동의만 하지 않을 수 있다. 가뜩이나 꽉 막힌 대야 관계에 이어 여권 내부 갈등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상정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야권이 200석 이상을 확보하며 이른바 탄핵 저지선(100석)을 무너뜨리는 상황이다. 이 경우 야권은 언제든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수 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