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공의와 이례적 140분 만남…의대 정원 문제까지 언급
윤 대통령, 의정 갈등 실타래 풀기 위해 전면에 나서
140분 면담하며 경청…의대 정원 문제 관련 진일보 모습
- 김정률 기자,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이례적으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과 독대하는 등 의정(醫政) 갈등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전면에 나섰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최대한 배려를 보여준 만큼 이제 공은 의료계로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배석자를 최소화한 채 박 위원장과 140분 동안 비공개로 만났다. 윤 대통령은 사진 촬영도 없이 긴 시간 동안 대부분 박 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경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박단 위원장으로부터 현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경청했다"며 "대통령과 박단 위원장은 전공의의 처우와 근무 여건 개선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면담 후 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적었다.
대통령실과 박 위원장은 이날 만남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주제가 오갔는지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양측 모두 의견을 교환했고, 윤 대통령 자신의 주장을 밝히기보다는 박 위원장의 의견을 경청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한 셈이다.
특히 이날 면담에서는 양측의 최대 충돌 지점인 의대 정원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2000명 정원 조정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온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진일보 행보로 볼 수 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은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전공의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대한 유연한 대처를 시작으로 지난 1일 대국민 담화에서 2000명 증원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는 한편 의료계가 정부안보다 더 타당한 안을 가져올 경우 얼마든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KBS에 출연해 "2000명이란 숫자가 절대적 수치란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근거 없이 바꿀 순 없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박 위원장과 만나 증원 문제를 논의한 것 자체에 의미를 둘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행정부 수반인 윤 대통령이 여야 대표나 다른 외국 정상이 아닌 전공의 대표에게 140분의 시간을 할애한 것 자체를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다른 의사 단체가 아닌 전공의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국정 운영에 있어 청년을 강조해 온 윤 대통령의 평소 소신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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