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전공의 대화, 시간·장소·주제 제한 없다…해결 단초 기대감
대통령실 "전공의가 원하는 대로 대화…화답 기다리는 중"
"대화 서두르면 압박하는 모양…정치적 행보로 비칠 수도"
- 김정률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계와 직접 대화에 나서기로 하면서 꽉 막힌 의정 갈등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일 통화에서 "시간, 장소, 대화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전공의가 원하는 대로 대화를 할 것"이라며 "화답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전날(2일)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의료계 단체들이 많지만,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런 대화 의지는 같은 날 의대 교수단체가 윤 대통령에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와 만나달라고 요청한 데 대한 응답 차원이다.
윤 대통령이 전공의와 대화에 방점을 둔 것은 각 의사 단체 등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전공의들의 입장부터 우선 수렴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전면에서 나서 대화를 요구하기보다는 전공의 측에서 먼저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대화를 서두를 경우 전공의들을 압박하는 모양이 될 뿐 아니라 오는 5일 사전 투표를 앞두고 정치적 행보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불변 입장을 밝혀온 윤 대통령은 의료계 집단행동 장기화에 따라 여론 악화와 여권 내부 반발 목소리가 커지자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3차례에 걸쳐 '협상'의 여지를 두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유연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이번 달 1일에는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2000명 증원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는 한편, 의료계가 합리적인 안을 들고 올 경우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대국민 담화 당일 KBS에 출연해 "2000명이란 숫자가 절대적 수치란 입장은 아니다"고 했다.
성 실장은 "다만 오랜 기간 동안 절차를 거쳐 산출한 숫자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들이 반발한다고 갑자기 1500명, 1700명 이렇게 근거 없이 바꿀 순 없다"며 "그래서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 조정안을 제시해 주면 낮은 자세로 이에 대해 임하겠단 뜻"이라고 설명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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