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전공의 대화, 시간·장소·주제 제한 없다…해결 단초 기대감

대통령실 "전공의가 원하는 대로 대화…화답 기다리는 중"
"대화 서두르면 압박하는 모양…정치적 행보로 비칠 수도"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후 지역 2차 의료기관인 충남 공주의료원을 찾아 재활치료실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계와 직접 대화에 나서기로 하면서 꽉 막힌 의정 갈등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일 통화에서 "시간, 장소, 대화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전공의가 원하는 대로 대화를 할 것"이라며 "화답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전날(2일)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의료계 단체들이 많지만,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런 대화 의지는 같은 날 의대 교수단체가 윤 대통령에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와 만나달라고 요청한 데 대한 응답 차원이다.

윤 대통령이 전공의와 대화에 방점을 둔 것은 각 의사 단체 등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전공의들의 입장부터 우선 수렴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전면에서 나서 대화를 요구하기보다는 전공의 측에서 먼저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대화를 서두를 경우 전공의들을 압박하는 모양이 될 뿐 아니라 오는 5일 사전 투표를 앞두고 정치적 행보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불변 입장을 밝혀온 윤 대통령은 의료계 집단행동 장기화에 따라 여론 악화와 여권 내부 반발 목소리가 커지자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3차례에 걸쳐 '협상'의 여지를 두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유연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이번 달 1일에는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2000명 증원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는 한편, 의료계가 합리적인 안을 들고 올 경우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대국민 담화 당일 KBS에 출연해 "2000명이란 숫자가 절대적 수치란 입장은 아니다"고 했다.

성 실장은 "다만 오랜 기간 동안 절차를 거쳐 산출한 숫자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들이 반발한다고 갑자기 1500명, 1700명 이렇게 근거 없이 바꿀 순 없다"며 "그래서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 조정안을 제시해 주면 낮은 자세로 이에 대해 임하겠단 뜻"이라고 설명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