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의정갈등 대화 물꼬 텄다…"구성원 확대해 계속"(종합2보)

대학총장·의대학장 등 교육·의료계 주요 관계자 간담회
"모든 문제 허심탄회 얘기…계속 접촉, 회의체 확대키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 의과대학에서 열린 의료 개혁 관련 현안 논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의대 증원 문제로 빚어진 의정갈등을 풀기 위해 의료계·교육계 관계자들과의 대화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 총리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 대회의실에서 열린 의료계·교육계 관계자들과의 간담회가 끝나고 "회의 구성 멤버들을 더 확대하고 이러한 대화를 계속 이어가도록 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오늘 당초 1시간 계획했는데, 2시간 15분 정도 회의했다"며 "의료계가 직면하고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했고, 이런 회의가 굉장히 유익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참석자들이) 여러 지역에서 의료계를 대표하는 분들이었고, 허심탄회하게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한 번 회의로는 안 되고, 오늘 모인 분들을 계속 접촉해 회의체 자체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정부와 의료계가 의료개혁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 총리가 지난 15일 서울대병원을 찾아 진행한 논의의 후속이기도 하다. 정부는 총리실을 중심으로 의료계와의 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다.

간담회에는 정부 측에서 한 총리와 이주호 사회부총리,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등이 참석했다. 의료계와 교육계에서는 신찬수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 윤을식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장, 김정은 서울대 의과대학장,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유홍림 서울대 총장, 윤동섭 연세대 총장, 김동원 고려대 총장, 원종철 가톨릭대 총장, 유지범 성균관대 총장, 오연천 울산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한 총리는 회의 진행 전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의료계의 여러 현안 때문에 많은 국민들, 환자분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며 "이해당사자들, 문제 해결할 수 있는 분들끼리 건설적인 대화체를 구성해서 서로 입장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걸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걸 통해서만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의료계 교수들과 소통하고, 여러 대학 총장들과 의료 교육과 병원에 연관된 논의를 해본 적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그동안 의료계와 대화를 추진하는 데 애로사항은 공식적인 대화채널이 없어서 대화하기 어려운 걸 듣고, 정부의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웠던 것"이라며 "그동안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시작된 여러 상황에 대학 병원 경영이나 대학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서 여러 어려움을 해결하고, 전공의들의 이야기를 듣고 국민들의 불편함을 조속히 해결할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유홍림 서울대총장은 "국민 입장에서도 정부 입장에서도 협의체 구성이 의료개혁 추진에 필요한 단계"라며 "구체적인 의료개혁 특별위원회 구성 이전에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26일부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하며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를 대상으로 면허정지 처분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불씨가 살아났고, 면허정지 처분은 일단 미뤄진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한 총리에게 "당과 협의해 유연한 (이탈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처리 방안을 모색해 달라"며 "의료인과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후 정부는 의료계와의 대화체 구성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