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 커지는 '이종섭 논란'…대통령실-공수처 진실공방까지

국힘 즉각 귀국 요구에 대통령실 "국내서 마냥 대기 부적절" 일축
공수처 "출국 허락한 적 없다" 반박에 "野 선대위 전락 지적" 비난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3.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정지형 기자 = 이종섭 주호주대사 논란이 당정 갈등을 넘어 대통령실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간 진실 공방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대통령실은 18일 오전 8시25분쯤 입장문을 내고 "이 대사는 공수처의 소환 요청에 언제든 즉각 응할 것"이라며 "공수처가 조사 준비도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사 논란에 대해 "공수처는 즉각 소환을 통보하고, 이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에 대한 답변으로 해석됐다.

공수처 소환 후 이 대사 귀국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실의 입장과 큰틀에서는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다만 그동안 한 위원장이 야권의 공세에도 책임론을 공수처에 두며 이 대사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즉각 귀국"을 요구하자 당정 갈등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정 갈등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당정 갈등으로 비치는 것보다는 당은 국민들의 민심을 맨 앞에서 느끼고 살피는 조직이기 때문에 저희의 입장과 국민들의 지금 민심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 우려로 재점화된 이 대사 논란은 대통령실과 공수처의 충돌로 번지며 확대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공수처가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입장문에서 "공수처도 다음 기일 조사가 준비되면 소환 통보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법무부에서만 출국금지 해제 결정을 받은 게 아니라 공수처에서도 출국 허락을 받고 호주로 부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약 두 시간 뒤인 오전 10시25분쯤 공수처는 대변인실 명의로 언론에 배포한 공지문에서 "공수처는 출국금지 해제 권한이 없다"며 "해당 사건 관계인(이종섭 대사) 조사 과정에서 출국을 허락한 적이 없으며 법무부에 제출한 출국금지 이의신청에 대하여 법무부에 '출국금지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하였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수사는 안 하면서 출국금지만 연장시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재반박 하며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이 관계자는 "공수처가 공정한 법 집행을 내팽개치고 야당의 선거대책위원회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직시해야 한다"고 다소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입장이 나오자마자 바로 반박 공지를 할 만큼 출국금지가 간절했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이 대사를 소환해서 조사하라"며 "이 대사도 즉시 귀국해서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사가 출국 전 공수처에 자진 출두해 4시간 동안 조사를 받으며 추가 조사 날짜를 정해서 알려주면 맞춰서 오겠다고 했다"며 "공수처는 조사 기일이 정해지면 통보하겠다고 말했다. 이게 출국을 사실상 허락한 게 아니면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