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30년 전 경북의대 법의학 교수 딱 1명"…대구시절 소환 이유

대구서 민생토론회…열악한 지방의료 우려 목소리
"지역의대·병원 재정 걱정 말고 정원 확충하면 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26일 충남 서산비행장에서 '미래산업으로 민생 활력 넘치는 충남'을 주제로 열린 열다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메모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2.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김정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대구에서 주재한 민생토론회에서 과거 검사 시절 기억까지 소환하며 의사 수 확충 의지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북대에서 '첨단 신산업으로 우뚝 솟는 대구'를 주제로 16번째 민생토론회를 열었다.

신공항 건설 등 지역 숙원 사업 추진 현황을 다루는 자리였지만 윤 대통령은 지역 필수의료체계 확립을 함께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경북대와 영남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는 의과대가 전통 명문 의대"라며 "의대 정원을 충분히 늘리고 지역 인재 TO(정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지방이 마주한 열악한 의료체계에 관한 고충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워킹맘은 "지방에 살기 때문에 우리 아이, 부모에게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여건이 된다면 영혼까지 끌어모아 서울에 이사를 가야 하나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시설을 갖춘 병원이 대구에 있으면 응급상황 때 헤매지 않고 아이를 마음 편하게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며 "병원이 만들어지면 둘째는 그곳에서 출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발언에 나선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겠다며 정부 정책에 호응했다.

홍 총장은 "현재 의과대 입학생 110명을 140명 늘려 250명으로 교육부에 신청하고자 한다"며 "230%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이날까지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증원 희망 규모를 신청받고 있다.

의대 학장을 중심으로 증원에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총장이 직접 2배 이상 증원 계획을 꺼내며 정부와 보조를 맞춘 셈이다.

다만 홍 총장은 "130명 이상이 들어갈 강의실이 없다"며 "연구공간이나 학습공간 같은 하드웨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정원을) 230% 늘렸을 때를 담보한 교원 수 확보가 필요하다"고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적극 지원해 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시라"며 "경북대 의대와 경북대병원은 우리나라 최고 수준 기관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전날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총궐기 대회를 열었지만 의료계 반대에도 원칙대로 2000명 증원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과거 검사로 재직할 당시 경험을 꺼내며 재차 의사 수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30년 전 대구에서 근무할 때 경북대 의대에 법의학 교수님이 딱 한 분 계셨다"며 "경북대 총장님이 대구지하철 화재 같은 재난을 담당할 법의학 전문가가 부족하다고 말한 것을 절실히 느낀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지역 거점 의대와 거점 병원에 대한 정부 재정 투자는 확실하게 하겠다"며 "아무 걱정하지 말고 의대 정원을 확충해 주시면 된다"고 밝혔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