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하는 손가락·분필 글씨와 칠판…민생토론 속 숨겨진 메시지[통실톡톡]
14번의 민생토론회…발언·장소·백드롭 등에 의미 담아
윤 대통령, 슬로건 직접 제안도…민생 곳곳에 담겨
- 나연준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2일까지 총 14번의 민생토론회를 통해 △주택 △반도체 △금융 △교통 △교육 △의료 △원전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대통령실은 민생토론회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장소 선정, 백드롭 디자인 등 모든 곳을 활용해 메시지를 담았다.
◇'손가락 약속'·'칠판에 삐뚤삐뚤 어린이 글씨'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 개혁’을 주제로 분당 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당시 백드롭에는 어린이의 손에 손가락을 걸고 약속하는 사진이 들어갔다. 이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방문, 어린이 환자를 격려했던 사진에서 따온 것이다. 백드롭의 배경 색은 초록색과 하늘색으로, 병원에서 환자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병원 바이털 사인 모니터에서 착안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이 겪는 돌봄의 어려움에 대해 논의한 민생토론회에서는 칠판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백드롭 등 초등학교 분위기가 연출됐다. 어린이 글씨체로 적힌 글씨, 분필로 그린 듯한 가정의 모습을 통해 국민이 행복한 가정과 삶을 이루길 바라는 '따뜻한 정부'의 방향성을 담았다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출퇴근 30분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힌 민생토론회에서는 분홍색 백드롭이 등장했다. 이는 출퇴근 걱정에서 벗어난 시민들이 맞이하게 될 '핑크빛 미래'를 상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문제를 다뤘던 제4차 민생토론회에서는 상승장을 의미하는 붉은색 테마로 주식 시장 활성화 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의 살맛 나는 민생경제'를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는 과거 인쇄공장이었지만 현재는 카페와 함께 다양한 브랜드의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공간에서 개최됐다. 갈라진 시멘트 벽면, 철골과 목조 구조가 드러난 지붕을 통해 대통령실은 "혁신 공간을 통해 중소기업, 스타트업, 소상공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슬로건에도 민생…윤 대통령이 직접 제안도
윤 대통령은 '반도체' 관련 민생토론회의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이라는 슬로건을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반도체는 그 어떤 산업보다도 우리의 민생을 풍요롭게 하고,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했다. 이러한 대통령의 평소 생각을 슬로건에 담은 것이다.
'주택'을 주제로 한 민생토론회에서는 정치, 이념 중심의 주택정책이 아니라 국민이 바라는 주택은 무엇인지 국민의 목소리를 통해 듣겠다는 정책 의지를 담아 '국민이 바라는 주택'이 슬로건으로 채택됐다.
비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열렸던 '부산이 활짝 여는 지방시대' 슬로건의 민생토론회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글로벌 중심지로 도약하는 부산이 지방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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