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내년 업무보고 주제별로 '현장'서…방통위 첫 대면보고
부처마다 주제에 맞는 '지역·장소' 찾느라 분주
부처끼리 '애자일 조직' 이뤄…"칸막이 허물라"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현장 중심 국정운영 기조를 강조하면서 내년도 업무보고는 전국 각지 현장에서 진행된다.
전임 정부에서 임명한 수장이 물러나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들어 첫 대면 업무보고에 나서게 됐다.
23일 대통령실과 관가에 따르면 각 부처는 2024년 정부 업무보고를 열 장소를 분주히 찾고 있다.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내년 업무보고를 현장으로 찾아가는 형식으로 진행하라는 지침이 떨어지면서 부처마다 적합한 장소를 물색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올해 업무보고는 주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렸다.
윤 대통령은 외교·국방부, 산업·중기부 등 주제별로 1~5개 부처씩 묶어서 업무보고를 받았다. 주요 사안에 관해서는 행사에 초청된 기업인과 교수 등 민간 전문가들과 토론을 진행했다.
내년 업무보고도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지만 장소는 영빈관을 벗어나 업무보고 주제에 부합하는 일선 현장이 될 예정이다.
일례로 산업부는 산업단지에서 업무보고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과기부는 인공지능(AI)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인 지역에서 보고를 진행하는 것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대통령이 현장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업무보고도 현장에서 많이 하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중복되지 않게 여러 지역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제별로 부처들이 유연하게 모여 업무보고를 진행하는 점도 올해와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올해도 농식품·해수부처럼 업무 연관성이 큰 부처가 함께 업무보고를 했지만 부처별로 한 차례씩만 보고에 참석했다.
내년에는 주제에 따라 부처들이 '애자일 조직'을 이뤄 여러 차례 업무보고에 등장할 수 있다. 산업부가 산업통상과 에너지로 주제를 나눠 각기 다른 관계 부처들과 업무보고를 진행하는 식이다. 애자일 조직은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따라 팀을 유기적으로 이뤄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는 최근 윤 대통령이 내년 집권 3년 차 국정운영과 관련해 참모들에게 "부처 간 칸막이를 과감하게 허물고 과제 중심으로 부처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하라"고 지시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주제에 따라서 어떤 부처는 한 번으로 업무보고가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 업무보고는 윤 대통령이 부처별 한 해 업무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로 기능하고 있다.
올해 같은 경우 윤 대통령은 통일부에 과제 중심으로 부서를 재조직화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산업부와 중기부 등에는 '수출 증대'와 '스타트업 코리아'를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전 부처의 산업부화'도 윤 대통령이 업무보고에서 부처들에 주문한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내년 업무보고에서도 글로벌 복합위기에 맞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기 회복을 위한 방안을 요구하는 등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설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방통위와 국민권익위원회처럼 지금까지 대면 업무보고에 참석하지 못했던 곳도 관심사다.
두 곳은 전임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각각 임명한 한상혁 전 위원장과 전현희 전 위원장이 올해 임기를 계속 이어가면서 이번 정부 출범 후에 한 번도 대면 업무보고를 하지 못했다.
지난 5월과 6월 한 전 위원장과 전 전 위원장이 차례로 물러나면서 내년 업무보고에서는 방통위와 권익위가 대면보고에 나설 수 있다.
방통위는 현재 대면 보고 대상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근 윤 대통령이 19개 부처 중 10개 부처 장관을 바꾸는 개각을 단행하게 되면서 새 장관이 임명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부처별 업무보고 일자와 장소는 유동적이다.
방통위와 권익위도 현재 위원장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새 장관이 부처에 와야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될 것 같다"며 "아직 업무보고 일정이 나오지 않은 곳도 있다"고 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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