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부산은 다시 시작"…'엑스포 불발' 민심 달래기

부산서 유치단 및 시민 격려 간담회…숙원사업 약속
가덕도 신공항 건설·산업은행 이전·북항 재개발 의지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격려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2.6/뉴스1 ⓒ News1 부산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6일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불발 뒤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산업은행 이전 등 지역 숙원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엑스포 유치단 및 시민 격려 간담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이 부산을 찾은 것은 지난달 29일 엑스포 개최지 투표 결과가 나온 지 한 주 만이다.

엑스포 유치 실패는 전적으로 대통령 책임이라고 했던 윤 대통령이 직접 부산으로 향해 지역 민심을 달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행사가 열린 BPEX는 부산엑스포 개최 후보지였던 북항에 있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엑스포 유치 활동을 이끈 시민기업 대표, 기업인, 누구보다 유치를 뜨겁게 열망한 부산 시민들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 "유치 뜻은 이루지 못했지만 전 세계 180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을 상대로 부산을 홍보했다"며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는 세계 어느 누구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부산이 물류와 금융, 디지털, 첨단산업 거점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과 거버넌스를 신속히 만들겠다"며 "획기적인 규제 혁신 특례 지원으로 글로벌 거점화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덕도 신공항은 반드시 계획대로 제대로 개항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산은 부산 이전도 조속히 마무리 짓고 북항 재개발사업도 예정대로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은 다시 시작한다"며 "'Busan is Beginning'이다"고 외쳤다.

이어 간담회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박형준 부산시장이 각각 '가덕도 신공항 개발 보고', '부산항 신항 개발 보고', '글로벌 허브 도시 조성 보고'를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엑스포 유치를 위해 뛴 시민대표, 부산 지역 국회의원, 기업인, 정부·지자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주요 경제부처 장관들이 총출동해 부산 지원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추 부총리는 "회의서 약속한 것이 도루묵이 되지 않도록 하려고 대통령을 모시고 핵심 장관이 대거 출동했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한 톨도 놓치지 않고 차질 없이 다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풍산 회장) 등 재계 주요 인물도 모였다.

이재용 회장은 "부산의 더 큰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앞으로 열릴 새로운 하늘길과 바닷길을 통해 부산은 세계 어떤 도시도 넘볼 수 없는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이었던 최태원 SK 회장은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국토균형 발전을 위한 부산 개발 필요성을 언급하며 숙원사업 추진 의지를 재차 표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을 글로벌 거점 도시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은 근본적인 산업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필연적인 결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산은 이전 문제를 두고 "산업은행법에 본점은 서울에 둔다는 규정만 지우면 어디에다가도 둘 수 있다"며 "한 줄만 바꾸면 부산을 국제금융 허브로 키우는 데 중요한 장애가 제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