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정신건강은 '사회안보'…내년 봄까지 종합대책 마련"(종합)
윤 대통령 "정신건강, 국가가 나설 때"…대통령직속 위원회 설치
정부, 정신건강정책 혁신안 발표…100만명 상담·자살률 50%↓
- 최동현 기자,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정신건강 문제는 '사회 안보'에 해당하는 중요한 문제"라며 "내년 봄에는 정신 건강에 관한 종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관계 부처 장관들에게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신건강정책 비전선포대회' 마무리 발언에서 정신건강 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2027년까지 국민 100만명에 대해 심리상담 서비스를 지원하고, 10년 내 한국의 자살률을 50% 이상 낮추는 목표를 설정한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혁신방안에는 △일상적 마음돌봄체계 구축 △정신응급대응 및 치료체계 재정비 △온전한 회복을 위한 복지서비스 혁신 △인식개선 및 정신건강정책 추진체계 정비 등 4대 세부 전략이 담겼다.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출범도 공식화했다. 위원회는 정신 질환의 예방부터 진단, 치료, 회복, 사회 복귀까지 전 과정에 걸친 국가 지원 체계를 전환하고, 국민 정신건강 정책의 틀을 마련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정신 질환'이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탓에 질환을 숨기거나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고, 국민 누구든 일상 속에서 편견 없이 상담과 치료를 받는 환경을 구축할 것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정신 건강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 짓는 사회적 편견을 지적하면서 "정신과에 가거나 심리 상담을 받는 것이 핸디캡(불리한 조건)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든지 가까운 거리에서 편리하게 치료받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오늘 이 자리를 만들고 저도 직접 이렇게 메시지를 국민들께 내놓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정신건강 문제를 개인이 알아서 하는 게 아니라 중요한 국가 어젠다로 삼고 적극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이제 국민 정신건강을 위해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방, 치료, 회복에 걸친 전 과정의 지원체계를 재설계해 정신건강 정책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라며 1960년대 초반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정신건강정책에 획기적 전환을 가져온 점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내년 8만명, 임기 내 100만명에게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 제공 및 치료 연계 △정신 응급병상 2배 확대 및 모든 시군구 설치 △중증 정신질환자 사례 관리 체계 강화 △신질환자 사회 복귀를 위한 재활·고용·복지 서비스 혁신 등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제 임기 내에 정신건강 정책의 틀을 완성하겠다"며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설치해 새로운 정책을 발굴·기획하고, 인프라와 재정 투자를 총괄하는 거버넌스를 확립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민 정신건강과 국가 성장의 상관관계를 언급하며 국가 차원의 정신건강 대책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정신건강은 국가 성장과도 직결되고 재정 투자를 했을 때 투자 대비 효용도 매우 크다"며 "정신건강 분야에 투자할 경우 경제적 이익은 투자 비용의 2~3배, 건강이 좋아지는 것까지 포함하면 5배가 넘는다는 실증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출산 시대에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해 개인 역량과 삶의 질을 높일 때 국가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며 "지원 체계 전 과정을 재설계해 정신건강정책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신 질환을 극복한 당사자와 정신건강 서비스 제공자, 정신의학·상담 관련 전문가 등 90여명도 참석했다.
민간 참석자 중에는 최근 드라마로도 제작된 웹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쓴 이라하 작가가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작가는 실제 정신병동 간호사 출신이다.
그는 "치료뿐만 아니라 재활과 사회복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정신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복지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국민의힘에서는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신질환자는 배척할 대상이 아닌 동료 시민이라며 정책을 개선해 정신질환으로 일어나는 사회적 비극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돌봄 없이는 교권회복과 학교정상화가 어렵다"며 "학교에서의 마음돌봄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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