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부산엑스포 불발에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종합)

한 총리 "재계·정부·시민 노력 감사…외교적 자산 더 발전시킬 것"
박형준 "부산 시민 꿈 무산돼 마음 무겁다"…재도전 검토

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남부 외곽 이시레물리노 지역의 ‘르 팔레 데 콩크레 디시(Le Palais des Congrés d’Issy)’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유치 경쟁국 간 설명회를 마친 뒤 사우디측 관계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2023.11.29/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파리·서울=뉴스1) 윤수희 최동현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가 불발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그동안에 지원해 주신 성원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해서 대단히 죄송하다. 그리고 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투표 결과를 지켜본 뒤 침통한 목소리로 "국민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럽고 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산은 이날 진행된 BIE 1차 투표에서 총 165표 중 29표(17.5%) 획득해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119표를 획득, 3분의 2 이상(72.1%)을 확보하며 엑스포 유치를 확정했다. 이탈리아 로마는 17표(10.3%)를 얻었다.

한 총리는 "이 결과에 대해 저희가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결과에 승복했다. 그러면서 1년6개월간 '팀 코리아'를 이뤄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전력투구한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에 고마움을 전했다.

한 총리는 "그동안 2030 부산엑스포를 위해 노력해 주신 재계의 여러 기업들, 정부가 하는 일을 돕기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 부산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칠곡 아지매'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응원, 국회의 만장일치의 지원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우리가 그동안 (부산 유치를 위해) 182개국을 다니면서 가졌던 외교적인 새로운 자산을 더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이태 부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한 총리 회견 후 패배 요인에 대해 "리야드의 왕권 강화를 통한 국가 이미지 쇄신과 자국 이미지 개선을 위해 경제 개혁을 핵심으로 하는 사우디 비전 2030 등 사우디 국민들의 시선을 엑스포 유치, 동계올림픽 등 여러 가지 메가 이벤트에 시선을 돌려 국민의 충성과 지지 확보를 누리기 위한 것이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오일머니를 통한 물량 공세로 2030년까지 4조4300억원을 투자해 리야드를 건설하고자 했다"며 "그런 가운데 엑스포 개최를 위해 저개발 국가에 10조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개발 차관과 원조 기금을 주면서 금전적인 투표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등에 따른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면서 경제난이 심화됐다. 객관적인 역량보다 현실에 흔들리기 쉬운 구도가 형성돼 저개발 국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몰표를 줬다"며 "2025 오사카 엑스포 개최로 관례상 대륙별 안배를 고려했다는 것도 패인이 됐다"고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 시민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BIE실사단 방문을 열렬히 환영하며 한마음으로 노력했다"며 "부산 시민들의 꿈이 무산되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다만 부산시는 부산의 뛰어난 역량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2035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다시 한 번 나설 것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부산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의 땀과 눈물과 노력과 열정을 기억하고 도전하는 한 우리는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한국을 지지해준 회원국에 감사를 표하고 유치 과정에서 약속한 국제 협력 프로그램을 차질없이 실행해나갈 방침"이라며 "글로벌 외교 네트워크 역시 대한민국의 국익과 경제를 받치는 국가자산으로 계속 관리·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