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미일 원천 첨단기술 공동 프로젝트 발굴해 즉각 실시"

스탠퍼드대 한일 좌담회…윤 "수소 분야 한미일 정책 공조 강화"
기시다 "윤 대통령과 올해만 7차례 회담…문자 그대로 '신기록'"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에 열린 인도태평양경제협력체(IPEF) 정상회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샌프란시스코·서울=뉴스1) 나연준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한미일 3국이 원천 첨단기술 분야의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해 추진하기 위한 논의를 즉각 실시할 것"이라며 "수소 분야에서도 '국제수소연료전지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한미일 3국 간의 정책 공조가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함께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한일 정상 좌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하면서 "기술 개발, 제도, 인프라 등 다방면에서 3국 간 청정에너지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960년대 말 박정희 대통령의 요청으로 '실리콘밸리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레드릭 터먼 스탠퍼드 공대 교수가 한국을 찾아 '터먼 보고서'를 작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1971년 카이스트(KAIST)의 전신인 한국과학원이 설립된 점을 언급하면서 "한국과 스탠퍼드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한미일 3국 협력을 '포괄적 협력체'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한 점을 강조하면서 한미일 3국 간 △원천 첨단기술 협력 △인공지능(AI)·디지털 규범 확립 협력 △탄소 저감 및 청정에너지 기술 협력 등 세 가지 어젠다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국 간 원천 분야, 첨단 분야, 기술의 협력을 공고히 할 것"이라며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이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성과를 함께 공유함으로써 3국의 국민은 물론 인류 전체의 삶을 더욱 자유롭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를 위해 글로벌 공동연구 지원 예산을 내년도에 대폭 확대하고 예산을 유연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해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의 기술 협력에 언제든 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며 "한미일 3국이 원천 첨단기술 분야의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해 추진하기 위한 논의를 즉각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둘째로 한미일 3국은 AI와 디지털이 인간의 자유와 후생을 확대하고 증진시키는 데 활용돼야 한다"면서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가 우리 삶의 편익을 증진함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가짜 뉴스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협하거나 심각한 디지털의 격차가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지는 않을지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자유·공정·안전·혁신·연대 5대 원칙을 담은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한 점을 상기하면서 "한미일 3국이 힘을 합쳐 이러한 국제 논의를 주도해 나갈 때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부합하는 디지털 거버넌스를 제대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우리 3국은 탄소 저감과 청정에너지 기술 협력을 강화해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위한 한미, 미일 기업 간의 협력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 중"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수소 분야에서도 국제 수소연료전지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한미일 3국 간의 정책 공조가 강화되고 있다"며 "기술 개발, 제도, 인프라 등 다방면에서 3국 간 청정에너지 협력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한일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냉랭했던 한일 관계가 전격 개선된 점을 언급하면서 "윤 대통령과 저는 올해에만 벌써 7차례 회담을 가졌다. 문자 그대로 신기록"이라고 한일 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일 양국은) 지정학적 경제, 기후 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일미한 3국의 역사적 변화와 연대에 뜻을 모았다"며 "과학 기술 분야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세계를 바꿀 이노베이션(혁신)은 한 나라만으로는 일으킬 수 없다"면서 "일본의 부품소재 기술, 한국의 양산 기술, 미국의 AI칩 등이 그렇다. 과학기술에서 일한 및 일미한이 연대해 세계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