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소록도, 환자만의 공간 아냐…편견 없애려 왔어"
7일 소록도병원서 환자들과 유자차 마시며 대화
"소록도와 한센병에 대한 인식 개선되기를 기대"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소록도는 더 이상 환자들만의 거주 공간이 아니며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탐방의 가치를 지닌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8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여사가 전날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해 "소록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기 위해 여기를 찾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우리 국민들이 소록도가 어떤 공간인지 더 잘 알아야 한다"며 "소록도는 정신적 치유의 메시지를 주는 곳으로서의 사명이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치료 병동에서 한센병뿐 아니라 고혈압, 기력저하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과 만나 위로를 건넸다.
아울러 환자들에게 직접 유자차를 타주며 대화를 나눴다.
환자들이 '연필화 그리기 프로그램'을 소개하자 김 여사는 "소록도의 생활과 풍경 그리고 여러분의 애환이 담긴 작품을 통해 소록도와 한센병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센인들은 "환자는 크게 줄었지만 차별은 여전하다"며 "소록도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환자들의 신앙생활에 공감을 표하자 환자들은 즉석에서 함께 기도할 것을 제안했으며 일부는 울먹이기도 했다.
김 여사는 소록도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어떻게 활용하고 후손에 물려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에 병원장은 보건복지부, 전문가들과 병원의 중장기적인 운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 여사는 이어 43년간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본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와 마거릿 피사렉 간호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M 치료실'을 방문했다. 김 여사는 두 간호사의 숭고한 정신을 새기는 한편 지난 9월 선종한 마거릿 간호사를 기리며 헌화했다.
이어 김 여사는 국립소록도병원의 전신인 자혜의원 본관, 한센인들이 직접 공사에 참여한 병사성당, 마리안느와 마거릿 사택, 한센병 박물관 등을 둘러봤다.
김 여사는 의료진에 "사명감 없이 하기 힘든 일"이라며 "여러분들이 진정한 천사"라고 격려했다.
또 한센인 입원환자와 의료진에게 유자 체험농장에서 만든 유자청과 순천 아랫장에서 구매한 마른 멸치를 전달했다.
김 여사는 전날 소록도 방문 전 고흥 지역 특산물인 유자를 알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유자 체험농장을 찾았다.
체험농장에서 김 여사는 고흥군새마을회·부녀회, 전남청년새마을연합회 회원들과 직접 유자를 따고 유자청을 담았다.
유자청 만들기에 이어서는 순천 아랫장 전통시장을 방문해 수산물·건어물을 비롯한 지역 특산물과 제철 농산물 등을 구매하고 상인들을 격려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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