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소록도, 환자만의 공간 아냐…편견 없애려 왔어"

7일 소록도병원서 환자들과 유자차 마시며 대화
"소록도와 한센병에 대한 인식 개선되기를 기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7일 오후 전남 고흥에서 한센인들이 직접 공사에 참여한 병사성당(국가등록문화재 제659호)을 방문해 기도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소록도는 더 이상 환자들만의 거주 공간이 아니며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탐방의 가치를 지닌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8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여사가 전날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해 "소록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기 위해 여기를 찾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우리 국민들이 소록도가 어떤 공간인지 더 잘 알아야 한다"며 "소록도는 정신적 치유의 메시지를 주는 곳으로서의 사명이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치료 병동에서 한센병뿐 아니라 고혈압, 기력저하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과 만나 위로를 건넸다.

아울러 환자들에게 직접 유자차를 타주며 대화를 나눴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7일 오후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해 환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환자들이 '연필화 그리기 프로그램'을 소개하자 김 여사는 "소록도의 생활과 풍경 그리고 여러분의 애환이 담긴 작품을 통해 소록도와 한센병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센인들은 "환자는 크게 줄었지만 차별은 여전하다"며 "소록도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환자들의 신앙생활에 공감을 표하자 환자들은 즉석에서 함께 기도할 것을 제안했으며 일부는 울먹이기도 했다.

김 여사는 소록도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어떻게 활용하고 후손에 물려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에 병원장은 보건복지부, 전문가들과 병원의 중장기적인 운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 여사는 이어 43년간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본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와 마거릿 피사렉 간호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M 치료실'을 방문했다. 김 여사는 두 간호사의 숭고한 정신을 새기는 한편 지난 9월 선종한 마거릿 간호사를 기리며 헌화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7일 오후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해 43년간 소록도에 머물며 한센인들을 돌봤던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와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의 생활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M 치료실’을 방문해 9월 선종한 마가렛 간호사를 기리며 헌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이어 김 여사는 국립소록도병원의 전신인 자혜의원 본관, 한센인들이 직접 공사에 참여한 병사성당, 마리안느와 마거릿 사택, 한센병 박물관 등을 둘러봤다.

김 여사는 의료진에 "사명감 없이 하기 힘든 일"이라며 "여러분들이 진정한 천사"라고 격려했다.

또 한센인 입원환자와 의료진에게 유자 체험농장에서 만든 유자청과 순천 아랫장에서 구매한 마른 멸치를 전달했다.

김 여사는 전날 소록도 방문 전 고흥 지역 특산물인 유자를 알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유자 체험농장을 찾았다.

체험농장에서 김 여사는 고흥군새마을회·부녀회, 전남청년새마을연합회 회원들과 직접 유자를 따고 유자청을 담았다.

유자청 만들기에 이어서는 순천 아랫장 전통시장을 방문해 수산물·건어물을 비롯한 지역 특산물과 제철 농산물 등을 구매하고 상인들을 격려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7일 전남 순천 아랫장을 방문해 채소를 구매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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