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영어 PT·릴레이 회담…뛰어다닌 윤 대통령[부산EXPO 결정 D-31]

취임 직후부터 '총력'…유치전 전면에 나서
각국 정상 만나 빼먹지 않고 부산 지지 호소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1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2023년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9.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심혈을 기울인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의 운명을 가를 날이 28일로 한 달을 남겨두게 됐다.

엑스포 개최지는 다음 달 28일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에서 182개(10월27일 기준) 회원국 투표로 정해진다.

부산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제 도약 계기 될 것…총력 기울여 달라"

윤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국정과제로 채택한 부산엑스포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부산엑스포는 '부·울·경' 지역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도약하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며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달라"며 총성을 울렸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20여일 만에 처음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전략회의를 부산에서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에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전담하는 미래전략기획관과 산하에 미래정책비서관실을 두고 모든 정책적 역량을 총결집했다.

장성민 미래전략기획관을 필두로 김윤일 미래정책비서관과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부산시에서 파견된 행정관들이 각국을 돌아다니며 유치전을 펼쳤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부산엑스포 알리기에 앞장섰다.

윤 대통령은 해외 순방을 부산엑스포 홍보와 결합해 일정을 짰으며 각국 정상을 만날 때마다 지지를 호소하는 일을 빼먹지 않았다.

김 여사는 순방 때마다 가방에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 열쇠고리를 달고 다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18일(현지시간) 아메론 스위스 마운틴 호텔 다보스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2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부산은 준비됐다'

윤 대통령은 해외에서 부산엑스포의 비전을 알리며 한 표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서 "한국은 부산엑스포를 유치해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국전쟁 발발로 70여년 전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한 세기가 지나기도 전에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선도하는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국제사회의 도움에 보답할 때라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각국의 수요에 기반한 맞춤형 국제 협력 프로그램인 '부산 이니셔티브'를 전면에 내세우며 기후위기, 개발격차 등 세계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4월 BIE 실사단이 방한했을 때도 윤 대통령은 극진한 환대로 손님을 맞으며 엑스포 유치를 열망하는 국민적 분위기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만찬에서 안내견 새롬이까지 대동하며 실사단을 환영하는 한편, 실사 일정이 마무리되는 날에도 부산에서 실사단을 만나 부산의 유치 역량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엑스포에 얼마나 큰 열망을 가지고 추진하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며 "실사단이 매우 만족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20일(현지시간)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부산엑스포(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6.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영어로 직접 PT하며 지지 호소

윤 대통령은 지난 6월에는 직접 파리로 출동해 BIE 총회 제4차 프레젠테이션(PT)에 참여했다.

'강남스타일' 싸이, 걸그룹 에스파 소속 카리나, 성악가 조수미 등에 이어 마지막 연사로 나선 윤 대통령은 영어로 연설하며 엑스포 유치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부산엑스포가 '기여 엑스포', '문화 엑스포', '미래 엑스포'가 될 것이라며 BIE 회원국 대표들에게 보다 선명한 그림을 제시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당시 파리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공식 리셉션에서 일일이 회원국 대표단들과 한 사람씩 만나 지지를 당부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행사장을 돌아다니면서 설득에 나선 것이 각국 BIE 대표단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내에서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9.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릴레이 양자회담'으로 맞춤형 설득

올해 하반기로 들어와서는 국제회의를 계기로 각국 정상이 한곳에 모이는 점을 활용해 릴레이 양자회담을 통한 1대 1 맞춤형 유치전을 수행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인도네시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와 인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20여개국과 양자회담을 하고 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아울러 같은 달 유엔(UN) 총회 참석차 방문한 뉴욕에서는 47개국 정상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총회 연설에서도 전 세계 지도자를 향해 엑스포를 각인시키려고 노력했다.

엑스포 개최지 결정은 BIE 회원국이 모두 동일하게 1표를 행사하는 터라 윤 대통령은 인구 3만3000명에 불과한 소국 산마리노와도 만나 공을 들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가마다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하나 다르게 준비해야 했다"며 "엑스포를 한 번도 동일하게 설명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마지막 순간까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는 방침이다.

이제는 국가별로 '디테일'이 중요해진 만큼 세부적인 측면에서 한 표를 가져올 수 있는 국가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도 파리 현지에 파견된 태스크포스(TF)팀이 물밑에서 각국 BIE 대표단을 상대로 유치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경북 안동에서 열린 제5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도 "최종 결정 때까지 각 시도가 역량을 모아달라"며 엑스포 유치를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20일(현지시간) 외신기자 10여 명을 초청해 프랑스한국문화원 내 '2023 한국문화제 테이스트 코리아' 부산 특별전을 관람하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6.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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