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사우디 메가프로젝트·한국 첨단역량 합치면 미래도시 새 모델"(종합)

현대건설, 3조 천연가스전 계약 수주…네이버, 1억불 디지털 플랫폼 따내
윤 대통령 "한국 기술·신뢰 재확인…중동신화 잇는 새로운 신화 이어가자"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 킹 사우드 대학교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미래 세대와의 대화'에서 '청년, 미래를 이끄는 혁신의 주인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10.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리야드=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가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네옴시티 등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것과 관련해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 도시 건설 역량을 결합한다면 양국이 함께 미래 도시의 새로운 모델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리야드 네옴 전시관에서 열린 '한-사우디 건설 협력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제 한국과 사우디가 그간 굳건히 다져온 토대 위에 기술 변화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인프라 경제 협력의 시대를 함께 열어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24억 달러(약 3조2500억원) 규모의 '자푸라 2 가스플랜트' 수주 계약, 네이버와 사우디 도시농촌주택부의 1억 달러(약 1350억원) 규모 '디지털트윈'(Digital Twin) 플랫폼 구축·운영 계약 등 4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특히 '자푸라2 가스플랜트 패키지'는 아람코가 소유한 중동 최대 셰일가스 매장지인 자푸라 지역에서 천연가스를 정제하는 플랜트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이번 계약으로만 올해 사우디에서 총 86억 달러(약 11조6400억원)의 해외건설 사업을 수주하게 됐다.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 계약'은 사우디 5개 도시에 가상현실 공간인 '디지털트윈'을 구축해 도시계획 및 관리, 홍수 예측 등에 활용하는 사업으로,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디지털플랫폼 정부 수출 1호 사업'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윤 대통령은 1973년 삼환기업이 '알울라-카이바 고속도로 사업'을 2000만 달러에 수주하면서 시작됐던 한-사우디 건설 협력이, 50년이 흐른 오늘날 8000배가 커진 16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점을 언급하면서 "담맘, 젯다, 쥬베일, 얀부 등 사우디 전역에 걸친 1900여 건의 프로젝트에 우리 한국 기업인과 근로자들의 노력이 녹아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50억 달러 규모의 '아미랄 프로젝트'를 포함해 올해에만 62억 달러의 사우디 인프라 사업을 한국 기업이 새로 수주했다"며 "특히 오늘 이 자리에서 체결된 24억 불 규모의 자푸라 가스플랜트 프로젝트 계약을 통해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 계약'에 대해서도 " 양국 건설 협력이 이제 물리적 인프라를 넘어 디지털 공간으로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앞으로 이곳 리야드를 비롯하여 메디나, 메카, 담맘, 젯다까지 가상의 도시 공간 플랫폼을 구축하고, 도시의 계획 및 관리, 강수량 예측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이날 기념식에서는 KT와 현대건설이 사우디텔레콤(STC)과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동협력에 합의했으며, 삼성물산과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모듈러 건축 및 건설자동화 등 스마트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 국부펀드와 우리 기업이 모듈러 건축, 건설 자동화 솔루션 개발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MOU를 체결하고, 함께 개발한 스마트 건설기술을 네옴시티에 우선 적용하기로 한 것은 매우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무엇이든 시작이 어렵고, 시작이 반이라고 한다. 한국 경제의 성장의 시작을 함께한 사우디와의 건설 협력은 우리에게는 중동 신화가 됐다"면서 "이제 새로운 도시건설을, 신화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초대형 메가 프로젝트 사업 수주를 위한 세일즈에 힘을 줬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행사에서 양국 간 대규모 MOU들이 체결된 것에 대해 "네옴 등 메가 프로젝트 참여를 본격화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하면서 "네옴 시티의 터널, 건축 구조물, 항만 등 총 250억 달러 규모, 6개 사업의 수주를 추진 중으로 내년까지 추가적인 성과들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 사우디 측에서는 칼리드 알 팔레 투자부 장관, 살레 빈 나세르 알 자세르 교통물류부 장관, 마제드 빈 압둘라 빈 하마드 알 호가일 사우디 도시농촌주택부 장관, 야지드 알후미에드 PIF 부총재, 아민 하센 나세르 아람코 대표, 나드미 알나스르 네옴 CEO 등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네이버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등이 배석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