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캠프데이비드서 역사적 합의 이끌까…'신 공조 선언' 주목
첫 별도 3자 회의…대북공조·인태전략·경제안보 협의
대통령실 "역사적 의미 갖는 결과 나올 것"…정례화 기대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다음달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갖는다. 세 정상이 3국 간 회의를 위해 따로 모이는 첫 무대로, 한미일 정상회의의 '정례화' 등 3국 공조의 새 전기가 마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다음달 18일 워싱턴DC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한일 정상에 '워싱턴 회의'를 제안한 지 3개월여 만이다.
한미일 정상회의가 독자적으로 열리는 건 역대 처음이다. 한미일 정상회의는 1994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12차례 열렸는데, 모두 다자회의 계기에 열렸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의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다.
'캠프 데이비드'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세계 지도자들과 역사적 합의를 끌어낸 장소로 유명하다. 1959년 열린 첫 미·소 정상회담과 1978년 이집트·이스라엘 전쟁 종식에 합의한 '캠프 데이비드 협정'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 정상의 방문은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 바이든 행정부가 외국 정상을 초청한 건 처음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정상 간 격의 없고 친밀한 대화를 유도하기 위해 '리트리트'(retreat) 방식으로 진행된다. 리트리트는 배석자 없이 격식을 차리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자유토론 방식이다.
3국 정상은 이 자리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대북 공조와 인도·태평양전략 등 안보 협력 강화 방안을 중점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와 핵심광물 공급망 등 경제 협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글로벌 연대 방안도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도,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8형' 발사 등 각종 도발을 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합의한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 메커니즘'의 조속한 가동을 위한 준비 상황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사일 방어 및 대잠수함 훈련 등 한미일 3국 훈련을 확대·정례화하는 방안, 한미 간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에 대한 향후 일본의 참여 여부 등도 주요 안건으로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미는 이번 정상회의가 한미일 3국 협력이 '신(新) 삼각공조' 단계로 도약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일 정상 간 만남을 정례화하거나,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합의 또는 선언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캠프 데이비드는 늘 세계사의 전기를 가져왔던 역사적 장소"라며 "세 정상이 단순히 3자 회담하는 수준을 넘어, 세계 평화와 번영이라는 넓은 틀에서 의미있는 발언 또는 영향이 어떤 형태로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한미일 정상회의를 공식화하면서 "3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미, 미일 간 굳건한 우정과 철통같은 동맹을 재확인하면서 3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방문을 앞두고 다음달 초 '최소 일정'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 대통령은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의제들을 직접 살피고 하반기 국정 운영 밑그림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휴가를 기해 이르면 다음달 초 일부 장관을 교체하는 인적 쇄신을 숙고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2차 개각 대상에는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거론된다. 같은달 중순 단행이 전망되는 '광복절 특별사면'도 당면 현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간 소비 진작 효과 등을 종합 고려해 (윤 대통령이) 이달 초 휴가를 다녀오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며 "휴가 기간에도 수해 복구 등 민생 현안을 챙기고, 하반기 정국 구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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