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민노총' 총파업 예의주시…"불법엔 엄정 대응"

오늘부터 2주간 전국 각지서 정권 퇴진 총파업
노란봉투법 더해지며 노정 '강대강' 대치 이어져

민주노총 대전본부 조합원들이 3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열린 총파업 돌입 선언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7.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3일 총파업에 돌입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집회·시위 간 불법행위에는 엄정 대응한다는 기조하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동시에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이달 안으로 표결에 오를 것으로 전망돼 정부와 노동계 간 강대강 대치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적법한 파업과 집회는 보장하되 일반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노사 법치 확립은 대통령이 계속 강조한 사항이며 법치는 기본적인 정부 운영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권 퇴진'을 천명한 민주노총은 이날부터 2주간 최저임금 인상, 노란봉투법 통과,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등을 요구하며 전국 각지에서 총파업투쟁을 전개한다. 오는 4·7·11·14일에는 전국 시도별 촛불집회도 예정돼 있다.

정부는 장기간 대규모 파업이 이어지는 만큼 민주노총 움직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이 지난해 말 화물연대 총파업에 나섰으나 정부가 "불법과 타협은 없다"며 업무개시명령 발동 등으로 강경 대응하자 투쟁 동력이 꺾인 바 있다. 이후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민주노총이 세력을 재규합한 뒤 여름에 다시 총파업에 나서 대정부 투쟁 수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화물연대 총파업이 소득 없이 끝나면서 민주노총으로서도 타격이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에서 이번 파업 대응을 준비했다. 고용부는 범정부 대응체계를 구축해 현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불법 파업이 발생할 경우 관계 기관과 협조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올해 들어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와 노조에 지급되는 보조금에도 칼을 대면서 노정 관계가 이미 극도로 악화한 상태에서 이번 총파업 기간에 경찰력과 노조 간 충돌이 발생할 경우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

아울러 국회에 부의된 노란봉투법도 뇌관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본회의 부의 안건이 가결됐는데, 이달 임시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한다고 해도 윤 대통령이 세 번째 재의요구권(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은 노란봉투법이 이전 재의요구 사례였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나 간호법 제정안과 달리 기존 법체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노란봉투법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늘 얘기해 왔다"며 "노동현장의 어려움이나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안을 균형감 있게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