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수석 사의…靑비서진 '새 판 짜기' 임박했나
'문책성 사퇴' 아닌 '역할 조정' 관측에 무게…7월 재보선 출마나 장관 입각설도
김기춘 실장 및 다른 靑수석들 향후 거취도 관심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 2013.10.2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figure>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 사의(辭意)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청와대 비서진 개편을 포함한 정부 내 인적쇄신 작업 또한 한층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6·4지방선거 이후 '국가 개조'와 국정 정상화의 의지를 거듭 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복심(腹心)'으로까지 불려 온 이 수석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대규모 인적쇄신을 통한 이른바 '새판 짜기'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7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이 수석은 이번 6·4선거를 전후로 박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04년 당 부대변인으로서 처음 연(緣)을 맺은 이후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공보특보, 2012년 대선과정에선 공보단장을 역임하며 '박 대통령의 입'으로 불려왔던 인물이다.
박 대통령의 대선 당선 이후 당선인 비서실의 정무팀장으로 활동했던 그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됐다.
이어 작년 5월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기간 발생한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남기 당시 홍보수석이 감독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박 대통령의 국정과제와 주요 정책현안 등에 관한 홍보전략 업무를 총괄해왔다.
이 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배경이나 박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는지 여부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지방선거에 앞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 수습과정에서부터 청와대 비서진에 대한 개편 요구가 여야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던 점을 감안할 때 이 수석의 사의 표명 또한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각에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청와대의 'KBS 보도개입' 논란 등이 이 수석 사의 표명의 된 한 배경이 됐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이 수석에 대한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 등을 고려할 때, 그의 사표가 수리되더라도 "'문책성 인사'로 보기엔 어려울 것"이란 해석이 좀 더 우세하다.
오히려 청와대 주변에선 "이 수석이 추후 이뤄질 개각(改閣)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으로 입각하거나 내달 30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수석이 7·30재보선에 출마할 경우 정몽준 전 의원의 6·4선거(서울시장) 출마로 공석(空席)이 된 서울 동작을 지역구나 다른 6·4선거 출마자인 이용섭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지역구였던 광주 광산을, 이낙연 전남지사 당선인의 직전 지역구인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전남 곡성 출신의 이 수석은 앞서 2012년 4·11총선 당시 광주 서을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오병윤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패했지만, 새누리당의 '불모지'인 호남 지역에서 39.7%란 기록적인 득표율로 파란을 일으켰었다.
이와 함께 청와대 주변에선 이 수석의 사의 표명이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이하 다른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의 향후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실장의 경우 '왕(王)실장', '기춘 대원군'으로까지 불리며 세월호 참사 이전부터 야당으로부터 집중적인 견제를 받아온 데다, 최근엔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와 관련해 '청와대 인사위원장으로서 사전 검증을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이유에서 여당 일각으로부터도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이런 가운데, 김 실장은 지난달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 때부터 전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 이르기까지 박 대통령의 외부 일정엔 일절 수행하지 않고 있다.
또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 본격화될 경우 현 정부 출범 초부터 함께 해 온 유민봉 국정기획·주철기 외교안보·조원동 경제·모철민 교육문화수석 등도 함께 교체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들 중 일부 인사에 대해선 이미 "추후 개각에서 정부 부처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 각종 개혁과제 등 박 대통령의 집권 2년차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국정철학을 잘 아는 인물이 내각에서 힘을 보태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다.
홍경식 민정수석은 작년 8월에 임명된 데다 이후 민정·공직기강·법무·민원 등 산하 비서관 4명 모두 교체된 상태란 점에서 유동적이긴 하나, '인사 검증에 대한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개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홍 수석과 함께 업무를 시작한 박준우 정무수석은 대(對)국회 활동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음에도 일단 여야 정치권의 평가가 '야박'한 편인데다, 특히 세월호 참사 대응과 관련한 주무 수석 가운데 한 명이란 점에서 교체 쪽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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