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원장 "'딥페이크' 법 개정 논의"…CCTV 유출엔 "영상정보법 제정"

'노원 세모녀 살해사건' 이후 택배 개인정보 유출 우려엔 "방법 모색"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8/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폐쇄회로(CC)TV를 해킹해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하는 외국 홈페이지에 관한 우려에 대책 마련에 나선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데이터 수집 기기에 대한 인증 시범사업을 지난해 도입했고, 본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의원은 "한국의 다양한 장소에 설치된 CCTV를 해킹해 실시간 중계하며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국민 사생활을 팔아 돈을 버는 홈페이지"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강 의원은 최근 중국 음란물 사이트에서 중국산 IP카메라로 찍은 한국인들의 사생활 영상이 유포된 사건도 언급하며 관련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고 위원장은 "CCTV, IP카메라 등 데이터 수집 기기에 대해 인증하는 '개인정보보호 중심 설계(PbD) 시범인증제'를 지난해 도입했고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상정보에 대해서는 법 개정 또는 별도의 영상정보 처리 관련 법을 만드는 게 필요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 내부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생체정보 관련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현행법상 규정이 부재하다는 지적에 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생체정보는 점점 활용도가 높아지고, 잘못하면 상당한 리스크가 수반되는 영역이라 규율체계를 제대로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딥페이크' 문제에 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강 의원의 질의에 "개인정보보호법 1조에 언급된 '개인의 존엄성' 가치를 훼손하는 것으로, 법 개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 내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감 중 지난 2021년 스토커 김태현이 택배 주소에 노출된 신상정보를 통해 피해자 주소를 파악해 발생한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도 거론됐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이같은 사건을 언급하며 "여전히 택배로 개인정보가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고 위원장은 "대규모 택배회사는 협조하고 있으나 작은 회사들의 참여가 미진한 상황으로, 참여를 끌어내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강제 조치를 위해선)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처벌 규정은 없어서 한계"라며 "가능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