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가 없다" "공부 좀 하세요"…투사로 변한 한 총리 '말말말'

예결위·대정부질문 등서 야당 의원들과 고성·설전
"할 말 하는 모습 속시원하다" vs "내각이 정쟁 부추겨"

한덕수 국무총리(왼쪽)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야당 의원들을 향한 한덕수 국무총리의 '강공' 태세가 매번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총리는 취임 초 야당 의원들의 거센 비판에도 크게 흥분하거나 큰 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한 총리의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 지난 6월 대정부질문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언론 통제 의혹을 제기하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야당 의원들을 향해 "국회법을 보라"고 응수하며 설전을 벌인 게 대표적이다.

이후 8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 9월 국회 대정부질문를 거치면서 한 총리와 야당 의원들의 설전은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 표현 수위 역시 "공부 좀 하라" "예의가 없다" 등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부 내에서는 그동안 국회의 고압적인 태도에 무비판적으로 고개를 숙였던 과거에서 벗어나 "할 말을 하는 한 총리의 모습에 속 시원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여러분들은 정무적 정치인이기 때문에 말로 싸우라고 그 자리에 계신 것이다. '전사'가 돼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문에 내각마저 정쟁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국회를 가르치다

"제가 그 자료의 진정성이랄까, 진실한 문서로서의 서류인지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습니다. 의원님께서 말씀하셨다고 제가 꼭 믿어야 할 그러한 책임은 없는 거 아닙니까? (중략) 국회법을 보십시오, 의원님. 국회법을 좀 보세요. 국회법을 좀 보시라고요."

(6월14일 국회 대정부질문/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2010년 청와대 홍보수석 재직 당시 언론 통제를 시도했다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예정에 없던 질문을 한 것에 반박하며)

"확장억제가 됐다고 자랑을 하는데 실제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했냐고요."

"북한이 공격을 할 의지를 꺾어버린겁니다. 도발을 하는 것과 실제로 우리에 대해서 공격을 하는 것과 대단히 다른거죠."

"대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천만에요 의원님이 착각하고 계신겁니다. 아 정말 공부 좀 하세요 여러분."

(9월6월 대정부질문/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존에 대한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야당의 비판에 반박하며)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5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9.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가짜뉴스", "선동", "거짓말"

"이건 전형적인 가짜뉴스고 선동입니다.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국민의 대표입니다. 의원님. 국민의 대표가 어떻게 거짓말을 해요 국민들한테. 다 거짓말 아닙니까. 여기에 그렇게 안 적혀 있어요. 일방적인 거짓말입니다."

(9월8일 국회 대정부질문/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했다고 주장하자)

"이렇게 선동적으로 국민을 갈라치고 전북도민들을 화가 나게 만들고 해서 우리 정치권이 얻는게 무엇입니까. 정말 슬프다,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고요."

(8월30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서 경상도에 비해 호남 교부금이 3분의1에 불과하다는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반박하며)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4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9.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지지않고 응수

"어떻게 정부가 일본 도쿄전력의 입이라 얘기를 합니까. 예의가 없으신거에요. 아니 어떻게 도대체 정부가 국민을 위해서 얘길 한다는데 도쿄전력의 입이다?"

(8월30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질의에 답하며)

"의원님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문재인 정부처럼 하면 당장 회복됩니다. 빚 500조원쯤 더 얻고 금리, 인플레이션 되건말건 금리 낮추고. 저희는 절대로 그렇게는 하지 못하겠습니다."

(9월6일 국회 대정부질문/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며)

"의원님의 문제 제시 방안이 너무 일방적이고 너무 편파적이고 너무 확증편향적입니다. 그걸 어떻게 받아들입니까. (국무위원들은) 전부 다 잘하죠. 못하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9월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부정적이라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며)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