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이 "문재인 때 오염수 반대했다"…한덕수 "지금 또 선동"
대정부질문 마지막날에도 일 오염수 문제로 충돌
"조용히 하시라" vs "국민 대표가 국민께 거짓말"
- 정지형 기자, 강수련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강수련 기자 = 대정부질문 마지막날 국회에서 정부와 야당이 일본 제1원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 마지막 순서로 열린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로를 향해 격한 감정을 쏟아내며 부딪혔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위험성을 지적한 국책연구기관 보고서가 비공개 처리된 점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배출에 관한 위험성을 담은 보고서가 지난해 9월 완성되고도 비공개됐다"며 "총리는 모른다고 했나"고 물었다.
한 총리는 "몰랐다"며 "(연구에 참여한) 연구소들을 총괄해 감독하는 경제사회인문연구회에서 결정했고, 그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 임명됐다"고 답했다.
논란이 된 보고서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연구기관이 진행한 협동연구 보고서로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생태계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의원이 "작년 9월에 완성됐는데 국책연구기관 스스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말인가"고 되물었고, 한 총리는 "정부는 관여한 바도 없고 알지도 못했다"고 했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 "(총리에게) 보고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연구원에서 연구한 것을 왜 총리에게 보고하나"고 맞섰다.
김 의원은 또 지난 2021년 4월13일 문재인 정부 시절 외교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강한 반대와 우려를 표명한다'는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한 사실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오염수 대응 방침을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이어받았다는 현 정부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다.
이에 한 총리는 "지금 의원님께서 바로 또 선동하고 계신다"며 "제목에 하나 '반대한다'고 있을 뿐이지 내용은 전부 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방류) 조건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 발언 중에 김 의원은 "조용히 하시라", "제 말씀을 들으세요"이라고 말하며 호통쳤다.
한 총리가 "여기 '반대' 말 한마디가 있다고 해서 반대했다고 하시는 것은 아니다"며 "필요하면 다 읽어드릴 수 있다"고 계속 말을 잇자, 김 의원은 김영주 국회부의장에게 "경고 좀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당시 정의용 전 외교부 장관이 '충분한 과학적 근거 제시', '충분한 사전 협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 과정에 우리 전문가 참여' 등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지만 현 정부에서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한 총리는 "지금 거짓말을 하신다"며 "국민의 대표가 어떻게 국민들께 거짓말을 하시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의장이 중간에 "잠시 정회할까요"라며 두 사람을 말렸으나 한 총리와 김 의원은 쉽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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