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총리 사의 표명..."세월호 사고 국민께 사죄"(종합)

긴급 기자회견서 대국민 사과 후 전격 사퇴의사 표명
후속 대응책 언급은 없어...혼란 가중 우려도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세월호 침몰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 과정에서 정부가 미흡하게 대처한 것에 책임을 지고 총리직 사의를 표명했다. 2014.4.27뉴스1 © News1 송은석 기자

</figure>정홍원 국무총리는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사고와 관련 27일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도록 하겠다"며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정부 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이같은 의사를 표명했다.

정 총리는 "이번 사고의 희생자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고, 유가족 여러분께 마음 깊이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며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전 예방에서부터 사고 이후의 초동대응과 수습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을 제때에 처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정부를 대표하여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진작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자 했으나 우선은 사고수습이 급선무이고, 하루빨리 사고수습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책임있는 자세라고 생각했다"며 "이제 더 이상 제가 자리를 지킴으로써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할 것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그러면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비통함에 몸부림치는 유가족들의 아픔과 국민 여러분의 슬픔과 분노를 보면서 국무총리로서 응당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인 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고 사죄드리는 길이라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또 "이번 사고를 보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오랫동안 이어져온 다양한 비리와 잘못된 관행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반드시 그런 적퇴들이 시정되어서 더 이상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지금도 사고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활동에 임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리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이번 사고가 원만하게 수습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달라"며 "지금은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하루빨리 구조작업을 완료하고 사고를 수습해야 될 때이며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부디 국민 여러분과 세월호 피해자 가족분들께서 소명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는 저를 용서하고 이해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이 사퇴 의사 표명은 지난 16일 세월호 사건 발생 후 11일여 만이다.

사건 발생 직후 진도 현장을 찾았다가 피해 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던 정 총리는 이후 '세월호 침몰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을 맡아 현장을 오가며 사고 수습 노력을 해왔으나 이후에도 정부의 대응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있다.

정 총리는 결국 이같은 안팎의 비판에 대한 총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이날 대국민 사과 후 사의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 시작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으로 준비된 기자회견문을 읽던 정 총리는 그러나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뾰족한 정부의 후속 대응책은 내놓지 않은 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뒤 회견장을 떠났다.

정 총리의 이날 사퇴의사 표명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사전 교감에 따른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내각 총사퇴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가운데 향후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 후임인사 등 정부가 어떤 후속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seojib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