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편들고 한동훈 특검 추진하고…친윤-친한 갈라치기 나선 민주
특검법 재표결 내달 10일로 연기…한동훈에 행동 촉구
강경파 중심 韓 특검 주장…가시화될 경우 여권 갈라치기 소재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다음달 10일로 연기하는 등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인한 국민의힘 내부 분열을 전략적으로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앞선 2번의 재표결 과정에서 국민의힘 내부 이탈표가 발생하지 않아 고배를 마셨던 만큼, 이번 국민의힘 내분이 특검법 재표결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여권 분열을 확대할 수 있는 소재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을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다음달 10일에 의결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특검법을 거부할 경우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 하기로 했지만 시기를 늦췄다.
민주당은 28일 본회의에서 보고하고 29일 표결하려 했던 검사 탄핵도 다음 달로 늦추기로 했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 조사 외압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도 처리 시점이 유동적인 상황이다.
민주당이 기존 계획을 변경한 데는 당원 게시판 사태로 친한계와 친윤계가 다투는 과정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의도가 내포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27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등을 미룬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예산안 의결이 있는 12월 2일까지 집중하기 위함"이라면서도 "(국민의힘 내분으로 인한 이탈표 기대도) 부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한동훈 대표를 직접 비판하기보다는, 한 대표를 향해 김건희 특검법 참여를 촉구하거나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핍박받아 제 할 일을 못 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주로 지적하는 모양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회의에서도 "윤 대통령 부부와 친윤계 입장에서 김건희 특검이 부결되면 한 대표 쓸모도 사라진다"며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고 했다. 토끼 사냥이 끝난 사냥개 신세가 돼 절멸할 것인지, 민심에 따라 김건희 특검에 찬성 표결하고 차별화를 꾀하며 독자 생존할 것인지 결단할 때가 됐다"고 한 대표의 행동을 촉구했다.
내분을 이용해 한 대표의 행동을 촉구하면서도, 민주당 일각에서는 김병주 의원 등 내부 강경파를 중심으로 한동훈 대표에 대한 특검을 추진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대표 특검은 그동안 조국혁신당 등 민주당 밖의 야권에서 주로 주장했지만 이제는 민주당 내에서도 등장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한동훈 특검이 가시화될 경우 친윤계에서 친한계를 향해 공격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는 만큼, 민주당이 여권 내부의 갈등을 확대하기 위한 소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김용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동훈 특검 주장은 당의 주장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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