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장외집회 마이크 놓고 침묵…내일 선고 결과 주목
위증교사 1심 앞 사법부 자극 최소…언행 주의 당부 "사법부 믿어"
국힘 "시위 겉 포장 바꾼다고 달라질 것 없어…李 방탄 법원 겁박"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사법리스크 두 번째 1심 선고를 앞두고 사법부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유지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지난 10일 있었던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에서 예상과 다르게 징역형 집행유예라는 중형을 선고받은 후, 정부와 여권을 향한 공세와는 별개로 민주당의 언행이 사법부를 자극하는 모습이 판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4차 장외집회에 참석했지만, 마이크를 잡지 않고 침묵을 지키며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앞서 22일에도 확대간부회의에서 "헌법에 따라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온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1심 징역형 판결 이후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법부를 향한 공격에 "사법부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 소속 의원을 향해서도 언행 주의를 당부했다.
일각에서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1심 선고를 앞두고 당내 '이재명 지키기' 목소리가 사법부를 자극해 예상을 뛰어넘는 선고를 받았다는 판단에 '로키(low-key)'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당내에서도 애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보다 위증교사 혐의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있어 더 큰 부담이었던 만큼 이번 선고 전에는 사법부를 자극하는 언행을 최소화하자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당내 분위기가 반영된 듯 민주당은 전날 집회 참석자들에게 당 상징색인 푸른색의 착장을 삼가달라는 지침을 내렸고, 실제 집회는 큰 충돌 없이 30분 만에 종료됐다.
다만 민주당의 이러한 대응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위증교사 재판의 경우 판례 4건 중 3건이 징역형 이상의 형이 선고될 정도로 공직선거법보다 형량이 더 무겁기 때문이다.
아울러 민주당의 노력과 별개로 집회 자체만으로 '사법부 압박'이라고 비난하는 국민의힘의 대응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민주당이 연이어 법원 겁박 시위를 강행하고 있다"며 "시위의 겉 포장만 바꾼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법원 겁박"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번에도 사법부의 단죄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YTN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 정도의 위증 교사의 증거가 확보된 재판은 아마 드물 것"이라면서 "법정 구속은 하지 않겠지만 실형 선고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李, D-1일'이라며 "징역 2년 예상"이라며 사법부에 중형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25일 오후 2시부터 위증교사 혐의를 받는 이 대표의 1심 선고 공판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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