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최고' 이재명 운명 갈림길…김건희 특검 카드 던졌다

1심 선고 하루 전 수정안 승부수…수사 대상 축소·제3자 추천
민주, 이재명 무죄 위해 당력 집중…서명운동 100만명 돌파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에서 발언 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4.1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운명이 갈릴 한주가 시작됐다.

이 대표는 오는 14일 민주당의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 표결처리와 15일 본인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최근 지지율 상승 중인 이 대표가 어렵겠지만 두 사안에서 모두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면 차기 대권 가도를 굳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의 반등 효과로 최근 3년새 지지율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상승세를 탔다.

지난 9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자유응답)에서 이 대표는 29%로 최근 3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지지율이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민주당 정당 지지도 또한 36%로 올해 가장 높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지율 상승세는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라는 변수를 안고도 최근 장외 투쟁에 나서는데 근거가 됐다.

이 대표는 지난 2일에 이어 9일에도 거리로 나서 촛불을 들었다. 그는 현장에서 본인의 1심 선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권력을 남용하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며 정부, 여당에 김건희 특검을 압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에서 ‘아침이슬’을 부르고 있다. 2024.1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민주당도 이에 발맞춰 11일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의 수정안을 내놓으며 법안 통과 의지를 드러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 제출할 것"이라며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명태균씨로부터 촉발된 명태균 게이트,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선거 개입 의혹에만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3자 추천을 수용해 제3자 추천 방식을 포함한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한동훈과 국민의힘은 독소조항 운운하며 핑계 그만두고 직접 국민께서 납득 가능한 안을 제시하라. 그럼 진지하게 협의하겠다"고도 압박했다.

민주당이 한발 양보하며 수정안까지 내놓으면서 여당의 반대 명분을 없애고, 동시에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정당성을 무력화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아울러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해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달 8일부터 진행된 '이 대표 무죄 판결 촉구 탄원 서명' 참여자 수는 1심 선고 나흘을 앞둔 오전 8시 30분 기준 100만638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친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는 공직선거법 선고 당일인 15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지지자 50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도 준비하고 있다.

더민주혁신회의는 이 대표의 무죄 판결을 촉구하는 탄원서 서명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지난 8일까지 80만 명을 돌파했고, 11일까지 서명을 받은 후 재판부에 보낼 예정이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전담 대응하는 기구인 사법정의특별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아울러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응하는 당내 기구를 만들거나 토론회 등을 통해 정치검찰 수사 주장 등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포함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민주당의 행보를 두고 정치적 의도가 노골적이라며 비판하고 있지만, 결과가 이 대표를 향해 웃는다면 그의 상승세는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