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명태균 살라미'→與 "난감, 뭘 알아야 방어하지…굿판 지켜볼 수밖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가 나눈 대화 녹음을 아침저녁으로 조금씩 풀어놓는 살라미 전술을 펼치자 국민의힘은 "다음에 또 뭐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방어에 나섰다가 되치기당하면 큰일이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민주당이 지난 31일을 시작으로 이재명 대표 1심 선고가 있는 15일까지 폭로전으로 여론을 형성하면서 장외투쟁 등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쥔 '명태균 녹음' 카드의 양과 내용을 모르기에 일단 맞고 본 뒤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한탄의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은 31일 오전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 오후엔 명 씨가 김건희 여사와 통화 내용을 말하는 녹음을 공개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31일 저녁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대응할 방법이 참 난감하다. 왜냐하면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며 지금으로선 속수무책임을 인정했다.

김 최고는 "당대표, 지도부도 뭘 알아야 방어막을 치는데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괜히 쳤다가 예상치 못한 얘기가 튀어나오면 '쟤들도 거짓말쟁이다'는 비판을 받는 등 당도 함께 무너져 내릴 것이다"며 "정말 멘붕이라고 해야 하나,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고 입맛을 다셨다.

이어 김 최고는 "변호인도 사건을 수임하면 피의자에게 '다 말해달라, 아무리 부끄럽고 문제가 되는 것도 다 얘기를 해야지 재판정에서 방어할 수 있다. 숨겨놓은 얘기 몇 개라도 법정에서 나오면 무너져 내린다'고 말하지 않는가"라며 "아쉽고 안타까운 건 용산에서 당에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다', '어떠어떠한 부분은 법적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어떠어떠한 문제는 정치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될 것' 등 허심탄회한 논의가 이루어졌다면 저희도 방어하기가 쉬웠을 것"이라며 장탄식했다.

박상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CBS라디오에서 "문제는 지금 민주당 주머니에 뭐가 있는지를 모르는 것으로 그것이 우리 당의 가장 어려운 지점이다"고 털어놓았다.

박 대변인은 "지금 논평한들 이를 탄핵하는 증거가 저쪽에서 나와버린다면 논평이 굉장히 우스워진다"며 "일단 민주당이 11월 2일 하나의 굿판(장외투쟁)을 열었기에 이 굿판에서 나오는 것들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추가폭로 카드에 대해 박 대변인은 "그건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11월 15일 전까지 민주당은 주머니에 가지고 있는 걸 다 꺼내놓을 것이다. 민주당은 주머니에 있는 모든 것을 다 털어놓고 세상에 전시한 다음에 이재명 대표 판결을 넘어가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며 "우리는 민주당이 주머니에 갖고 있는 걸 다 꺼내놓을 때까지 볼 것"이라는 말로 폭로가 끝난 뒤에야 반박이든 반격이든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buckbak@news1.kr